'90년생이 온다'는 책을 브런치 책방을 기웃거리다 지나는 통에 본 기억이 난다. 어느새 베스트셀러가 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된다. 제목이 주는 끌림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대통령님의 한마디는 화룡점정이다.
마침 2000년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짝퉁 같은 제목을 걸었다.
인기를 얻은 책의 제목을 카피함으로써 조회수를 올리려는 전략은 아니었는데, 뒤쳐진 사람은 2류가 되는 수밖에.
'따라 하기'는 내 취향이 아니지만, 2000년이란 단어가 주는 특별함과 마땅히 독창적인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 탓에 민망함을 무릅쓰고 글을 던진다.
2000년에 태어난 사람들이 2019년 이미 대학생이 되었다. 아직 미성년자의 티를 벗지 못한 애어른도 있지만 한 사회의 주축이 될 어엿한 성인들이다.
'90년생이 온다' 책을 보진 못했지만 리뷰를 잠깐 보니, 90년대생에 대한 분석 보고서인가 보다.
많은 자료를 조사하고 분석하여 쓴 글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저자의 의도와 주관적 가치관이 담기기 마련. 그건 과학잡지 논문도 마찬가지다.
80년대생 저자가 90년대생을 이해하기 위해 애쓴 흔적은 꽤나 매력적이다. 하지만 제목으로 상상했던 주관적 이미지는 저자의 인터뷰 내용으로 객관화를 거친다.
세대 간의 갈등은 언제나 존재한다. 하지만 이제 기성세대가 되어버린 80년대생은, 그런 어른들의 시선이 씁쓸하다.
또래 친구들과 얘기하다 보면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 아직 부장급은 아닌데 부장님과 대화하는 느낌이다. 그렇지만 나는 과연 다를까.
90년생도 10년만 지나면 꼰대 짓을 하겠지.
우리는 왜 남을 이해하기가 그리도 어려운 걸까.
00년생이 이미 왔는데,
90년대생이 온다니 헛웃음이 난다.
'온다'는 누구 기준인가.
90년생도 이해를 못하는 마당에 2000년생을 이해할 수 있는 세상이 올까.
80년대생은 10년 후에도 한창 일하는 자리에 있을 테고 그땐 00년생이 오겠지.
그때 80년대생은 분석하고 글 쓸 열정조차 사라진채로, 90년대생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겠지.
상병 1호봉의 자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