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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쓰북 Jul 20. 2022

1. 자신감 없고 긴장 가득했던 신입의 고민

숫기없고 내향적이라 회사 내 친한 사람들이 많은 동기들이 부러웠다

겨우 원하는 일을 찾아 어렵게 준비했던 취업 과정에서 최종 합격을 받은 회사는 단 한 곳이었다.

그리고 어렵게 붙은 한 회사에서도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었다. 그렇지만 휴학도 했고 졸업도 미뤘던 상황에서 한번 더 원하는 일을 위해 미루기가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원하는 일은 입사한 후에 다시 찾아보자고 스스로 타협하고 직장인이 되는 길을 선택했다. 

취업 스트레스가 컸기에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를 뽑아준 하나뿐인 회사에 잘 적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신입으로 같이 입사한 동기 중에 두 번째로 나이가 많았다. 남자들은 군대에 다녀와서 평균 나이가 더 많았지만, 여자는 그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보다 나이가 많았던 언니는 석사 졸업이었다. 그래서 나에게도 석사 졸업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회사에서는 나이 많은 신입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나도 거기에 해당이 될까? 연수를 받는 기간 내내 사무실에 가서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가득했다.

들어보니 회사에서 나와 같은 나이에 스트레이트로 졸업하고 입사한 사람은 벌써 대리 2년 차는 됐다고 한다. 

당연히 회사니까 나이를 밝힐 일은 많지 않겠지만 그게 왜 그렇게 신경이 쓰였는지 모르겠다.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었으니까, 그렇게 어렵게 들어간 회사니까 잘 적응하고 싶었던 것 같다.


같이 입사한 동기들 중에는 이미 인턴을 통해 사내에 많은 사람들과 알고 지내는 친구들이 있었다.

팀 배치를 받고 처음 사무실로 들어왔던 날, 먼저 인턴으로 입사했던 동기들이 반갑게 다른 분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에서 그들은 확실히 달라 보였다.

멋모르는 신입의 눈에는 연수 기간 때부터 선배들과 연락하며 다양한 조언과 꿀팁을 받는 그 친구들이 부러웠다.

나에게는 이렇게나 낯설기만 한 회사가 그들에게는 벌써 편안한 곳이 되어 있다는 부분에서, 당연히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랬다.


가뜩이나 내향적이었던 (극도의 I 성향) 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먼저 말을 붙이지도 못했다.

신입 치고는 나이도 많고, 낯선 사람들은 어렵고, 취준 하며 꿈꿨던 일과는 성격이 다른 일이 맡겨졌다. 상황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나는 이 회사에서 잘 지낼 수 있을까? 자신감이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그렇지만 나는 이 일터에서 단순히 월급의 의미만 부여하며 다니고 싶지 않았다.

아무런 의미 없이 회사를 다닌다고 하면, 출근부터 퇴근까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너무 스트레스를 받을 내 모습이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사수가 부탁한 일을 마치고 잠깐 여유시간이 생겨 회사 네트워크로 접속 가능한 사내 게시판을 둘러보고 있을 때였다.

유독 눈에 들어오는 게시판이 있었다. 바로 칭찬 게시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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