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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죽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드네

우울증인 것 같아 ㅋㅋ 심하면 병원가보려고

by 이빛소금

2023년 9월 7일 목요일


예전과 달리 에너지가 바닥을 친다. 올해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분명히 책을 쓰겠다고 작년 10월에 퇴사를 했는데 일간이빛소금 겨울호가 끝난 이후로는 제대로 된 글을 쓴 적이 없다. 8월 중순부터는 인스타그램, 트위터는 하지 않고 있다. 카카오톡도 핸드폰에서는 지웠다. 쓰레드는 남아 있는데 쓰레드 화면에 인스타그램 아이콘을 누르면 인스타그램이 들어가지더라.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친구와 인스타그램 DM으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우울증인 것 같아ㅋㅋ 심하면 병원가보려고 요즘 죽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드네"


그 말을 들었을 때 정말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왜냐면 나도 그랬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도 정신건강센터에 갔는데 상담 말미에 상담사 선생님은 정신과에 가서 내가 이런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약을 처방받는 것을 권했다. 하지만 아직 정신과에 가서 약을 처방받진 않았다. 친구와 같은 생각이다. 심하면 가보려고 한다. 어제는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또 말도 안 되는 우울감과 무기력함이 찾아와서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누워만 있었다. 그제는 친구를 만나서 같이 글을 쓰고 오랜만에 담소를 나누고 좋았었다. 어제도 혼자서 잘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오늘도 집에만 있으면 또 누워만 있을까 봐 집에 가자마자 노트북과 책을 챙겨서 근처 카페로 왔다.


카페에 도착해서 글을 쓰려고 하니 뭘 써야 할지 모르겠어서 책을 읽었다. 제목은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내가 나인 게 싫을 때 읽는 책]이다. 그 책을 읽고 위로를 받았다. 없는 에너지 끌어 모아서 용기를 내 브런치를 켰다. 나는 써야만 한다. 글을 써서 먹고살아야 한다. 그러려면 매일 꾸준히 써야 한다. 매일 꾸준히 쓰려면 에너지가 있어야 하고 에너지가 있으려면 운동을 해야 한다. 퇴근하고 카페에 와서 노트북을 켜야 한다. 쉬는 날에도 카페로 가서 노트북 뚜껑을 열고 자판기에 손가락을 다다다닥 해야 한다. 나는 죽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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