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17
2025년 11월 26일 (수) 19:55
어제는 안 썼지만, 오늘은 쓴다. 나는 나와 줄다리기를 하는 것 같다.
쓰기 싫어, 그래도 써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 준비하고 친구네 집에 다녀왔다. 친구를 보고 집에 와서 운동하고 씻고, 잠깐 잠들었다가 깼다. 고요하다. 친구가 왜 이렇게 차분해졌냐고, 왜 이렇게 달라졌냐고 물었다.
내가 그랬나? 그렇게 변했나? 달라졌나?
나는 항상 진화하고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래서 달라졌다는 말이 좋았다. 여전히 나는 나지만, 아직도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고, 내가 왜 요즘 이러는지 알고 싶고, 알고 싶은 게 너무 많다.
친구는 그동안 썸은 없었냐고 물었다. 한 번 소개팅을 받아보고 그 이후로는 없었다, 소개팅을 해달라고 부탁해도 아무도 안 해준다며 “매물이 없다”라고 웃었다.
저번에 갔던 친구네 집도 좋았는데, 이번에 간 친구 집도 너무 좋았다. 애들은 다 좋은 집에 산다. 부럽다. 나도 좋은 집에 살고 싶다. 이사 오기 전 집이 경매에 넘어갈 뻔해서 마음고생이 심했고, 월세도 못 내고 살다가 그게 해결되자마자 급하게 이사했다. 그러다 보니 더 좁은 집에 살게 되었다. 내년 9월이면 계약이 끝난다. 그때는 정말 어떻게든 조금 더 넓은 집으로 이사 가고 싶다.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을까.
그래서 나는 또 생각한다. 방법은 아마 단순하다. 지금처럼 버티고, 벌고, 쓰고, 계속 나를 밀어 올리는 것.
조급해하지 않고, 그렇다고 멈추지도 않고. 그렇게 하루씩 쌓이면 언젠가는 내가 원하는 공간도, 내가 원하는 삶도 손에 들어올 거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다시 쓴다. 쓰는 동안만큼은,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또렷하게 보이니까. 그게 지금의 나에게는 충분하다.
계속 쓰다 보면 길이 보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