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날에 명상이 내게 말했다

day15

by 이빛소금

2025년 11월 23일 (일) 9시 36분


오늘은 드디어 소설을 썼다. 지금은 퇴근길. 마을버스에서는 지나치게 느끼한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렇게까지 느끼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 피식 웃음이 난다.


나는 병이 하나 있다.
한 회사에 오래 다니지 못하는 병.
이번 회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며칠째 얼굴에 “저, 그만두고 싶어요”가 적혀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동료들은 계속 나를 북돋아 줬다. 예전에도 그랬다. 한 회사는 진작 그만뒀어야 했는데, 동료들이 너무 좋아서 그들 덕분에 1년을 버틴 적도 있었다.



이틀 동안 에세이를 못 썼다. 오늘은 소설을 썼지만 여전히 에세이도 쓰고 싶어, 퇴근 버스에서 노트북을 펼쳤다. 밤 10시가 다 되어가지만 지금은 앉아서 갈 수 있다. 8시에 출근하면 5시에 퇴근하는데, 그때는 거의 서서 가야 한다. 집에 가면 씻고 잘 준비하기 바쁠 것 같아 버스에서 쓰기로 했다.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을까? 맞다. 나는 얼굴로 계속 “그만두고 싶어요”를 말하고 다녔다. 하지만 회사 동료들은 대부분 명상 친화적인 사람들이라서, 그런 나를 위해 짧게 명상을 이끌어주었다. 신기하게도 그 순간 잠깐의 평화가 찾아왔다.


명상이란 무엇일까?

‘진짜 나’를 찾는 것. 억지로 애쓰는 것도 아니고, 노력으로 무엇을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다. 그저 고요함 속에 머물며 본래의 나를 알아차리는 일. 내가 평온해지고 행복해지기 위한 활동이라기보다, 내 본성이 이미 평온하고 행복함을 알아차리는 것.



– 루퍼트 스파이라, 알아차림에 대한 알아차림


어제 퇴근길에 명상 관련 단어를 찾다가 루퍼트 스파이라의 책을 읽었다. 너무 좋아서, 이 좋은 것을 이제부터라도 꾸준히 해보고 싶어졌다. 동료들이 부럽기도 하고, 나도 그들처럼 삶 자체가 명상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생겼다.

버스가 내릴 시간이다.
예전에 제주도에서 바리스타로 일할 때 유튜브 명상을 틀어놓고 출퇴근하던 시절이 문득 떠오른다. 한동안 멀어졌던 명상이 다시 나에게 돌아왔다. 이번에는 놓치지 말고 제대로 붙잡아보고 싶다.


명상아, 반가워.
앞으로는… 우리 오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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