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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ndraw Mar 27. 2017

Oregon Zoo Concert

Buenavista Social Club


 타들어갈 듯 뜨거웠던 여름의 오레건 동물원


 해가 서쪽으로 기우는 느지막한 오후에 사람들은 벌써 삼삼오오 돗자리와 의자를 가져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뜨거운 나무들에 둘러 쌓여, 차가운 맥주를 마시고 타코와 샌드위치를 먹으며 서로의 근황을 물어본다. 하얗게 머리가 샌 분들이 유독 많았던 여유롭고 뜨거웠던 여름 오후.


물이 좋은 곳이어서 그런지 맥주가 더 시원하고 상쾌한 기분이었다.


 해가 뉘엿뉘엿 져갈 때쯤 공연이 시작되었다. 이곳저곳에서 사람들은 흥에 겨워 춤을 추기 시작했다. 나도 맥주의 기운을 빌어 조용히 동행의 손을 잡고 사람들 사이로 섞여 들어갔다. 그야말로 막 추는 막춤이었지만 나를 아는 사람도, 나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도 없고 오로지 음악에 몸을 맡겨 신날 뿐이었다.


 공연이 끝날 때쯤 밖으로 나오는데 보안 경비 요원이 우리에게 이 사람들이 누구냐며 물었다.

유명한 밴드라고 대답해주었다. 그랬더니 어떻게 알고 왔느냐며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다. 그로서는 이 광경이 의아할 수 도 있었겠지.


살아있어 주어서 고맙습니다.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어주어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여름밤의 반짝이는 추억을 만들어주어서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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