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여행 X 도쿄
혼자만의 여행 X 도쿄
(KIRT ROSENWINKEL'S CAIPI BAND)
금요일 저녁
집에 가는 동료를 배웅한 후, 못다 한 일을 마무리하고 나서 예약해둔 숙소로 짐을 옮겼다.
결혼 후엔 항상 가족과 함께였기 때문에 문득 혼자 도쿄에 와있는 내 모습이 어색하기만 했다. 그리고 때아닌 걱정들이 몰려왔다. 내가 길을 잘 찾을 수 있을까? 여행자 보험도 안 들었는데 혹시 다치면 어떻게 하지? 등등.
하루를 연장해서 머무는 동안 블루노트에 꼭 가보고 싶어서 우겨넣은 일정을 소화하느라 너무 뛰었더니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말쑥한 흑인 아저씨가 자리에 안내해주고 주문을 받았다. 헥헥 대며 맥주를 한 잔 시켜서 들이켰다. 그렇게 한 숨 돌리고 나니 그제야 주변이 보였다.
새카만 공연장을 빼곡히 매운 사람들의 진지한 눈빛,
조명들 사이의 공간을 밀도 높게 채운 선율,
맥주로 채운 몸뚱아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
어느새 혼자 있는 내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소심한 걱정들은 다 기우였을 뿐, 금요일 밤의 아오야마 거리를 걸으며 이런 저런 생각들이 떠올랐다. 나는 무얼 걱정했던 것일까?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이제부터 혼자만의 도쿄 여행의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