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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은 병원 생활 이것저것

2)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데 모르면 혼나는 것 & 사담

 1편이 예상 외로 반응이 좋더라고요. 감사합니다.  하루살이처럼 버티는 데 급급한 일개 간호사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서만큼은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존재가 됐다는 느낌이 듭니다. 도움 됐다', '일상에서 정말 많이 쓰인다' 류의 댓글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다음 화를 바라는 분도 많아서 part2는 무엇을 할까 고민 많이 했습니다. (생각나는 주제는 많지만 서서히 풀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문득 드는 생각인데 지나치면 잊어버릴까봐 바로 적습니다. 저에게는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신규 간호사를 위해 적습니다. 아무것도 몰랐던 제가 혼나면서 깨우친 것을요.



1. '타겟'이 되지 말자

 사실 신규간호사인 자체만으로도 타겟입니다. 행동 하나하나가 의료사고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병원생활에 적응할거면 어쩔 수 없습니다. 이 시기는 누구나 거쳐가는 관문이에요.

 동기와 함께 입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제일 일을 못하거나 튀는 행동을 하면 타겟이 됩니다. 솔직히 말해서 일 못하는 것으로 지적하면 넘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지나치면 사소한 것에 꼬투리잡힙니다.

 여기서 갈립니다. 버티느냐, 도망가느냐. 저는 후자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혼나도 악착같이 버티는 아이도 있더라고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2. 일에 우선순위를 정해야합니다. 예를 들어 응급실에 호흡 곤란 환자가 왔을 때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인턴 선생님에게 ABGA 해달라고 소리치는 것이였습니다. 그 다음에는 침대로 옮겨서 산소 수치와 혈압을 재는 것이고요. 예전에 옷 안갈아입혔다고 오지게 욕먹었는데 그게 생각나서 옷부터 갈아입히려다가 호되게 혼난 기억이 있습니다. 신규간호사니까 모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선순위를 정하다가 시간이 다 갑니다. 그만큼 중요해요.


3. 석션할때는 산소수치를 보고 해야합니다. 그저 석션하기 급급해서 환자만 쳐다보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호되게 혼났어요. 실제로 석션하다보면 산소수치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인사는 눈 마주치고 하세요. 그리고 멀리서 인사를 했다면 상대방이 못봤을 수도 있어요. 가까이에서 한번 더 인사하세요. 인사 안했다고 뒤에서 욕먹습니다. 저도 그렇게 여러번 당했습니다.


5. 병원은 뭐든지 단체생활이에요. 보통 퇴근도 다 같이 합니다. 제가 간호사 처음 했을 적에 저랑 같은 듀티였던 선생님들이 아무도 없어서 퇴근했더니 '너 왜 먼저 갔냐'며 고래고래 소리지르더라고요. 죄송하다 했지만 결국 저는 그 일을 계기로 더 타겟이 됐습니다. 병원 생활을 하실거면 이 점은 숙지하고 있어야합니다.


6. 절대로 병원 사람에게 욕은 금물! 소울메이트가 되면 모를까.. 사회에서 만난 사람입니다. 내가 뒤에서 욕하면 돌고돌아 당사자의 귀에 들립니다. 차라리 집에서 남자친구(혹은 여자친구)와 통화를 하지 병원에서 병원 사람 욕은 하지 마세요.


7. 동기 너무 믿지 마세요. 좋은 사람 만나면 좋지만, 동기도 언제 틀어질 지 모릅니다. 초장에 너무 마음 주지 마세요.




- 2017.10.0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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