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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좋은 대학, 남이 말하는 번듯한 직장, 월급 따박따박 모으기.
조건 좋은 사람과 결혼해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게 보람이래.
숨 막혀도 앞만 보고 달려가래.

아프니까 청춘이고, 간호사라서 다행이래.

나는 아니야, 아니라고. 햄스터 챗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에 지쳤어.

샤워기에 목을 감아볼까, 원룸 2층에서 뛰어내릴까 수도 없이 생각했지만 119에 실려서 내가 일하는 응급실에 던져질까 무서워서 시도 조차 못했어. 불면증은 기본이고 머리카락을 쥐어뜯는 버릇까지 생겼어. 웃긴 건 뭔지 알아? 요즘에는 무의식에 쥐어뜯은 머리카락을 모아 쓰레기통에 버리기까지 해.

죽을 용기도 없는 내가 하루를 아등바등 보내는 건 사형선고나 다를 바 없어. 그러던 어느 날 나는 홧김에 던져서 깨져버린 거울의 유리조각을 치우면서 생각 하나를 했어. 칠흑같이 어두운 현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그때부터 수없이 많은 날을 고민했어. 그렇게 해답이 나왔어.

‘내가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살자!’

나는 글쓰기를 좋아해. 잘하지는 못해도 하루종일 써내려가는게 내 유일한 낙이야. 내가 이렇게 글을 써서 여러사람의 마음을 울렁이게 한다면 난 정말 실력이 있는거야. 도전해볼까?

뜬금 없지? 답정너같아 미안해. 하지만 내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네. 하지만 누구의 탓도 돌리지 않으려고. 나는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힘이 되어준 적이 없으니까.

응, 나는 이렇게 살아. 사회의 부속품으로 내 목소리 한번 못 내고 그렇게 살아. 나도 이렇게 버티고 있으니 내 글을 보는 너도 힘냈으면 좋겠어.

그래도 너보단 내 인생이 낫다, 라고 위안해도 괜찮아. 그러라고 쓴 글이야. 지금은 비록 음지에서 놀고 있지만 언젠가는 양지에서 햇볓 받는 꼿꼿한 책으로 내 글이 나올거라 믿어.

읽어줘서 고마워. 좋은 하루 보내.
그리고 내 마음을 털어놓는다는 이유로 반말로 적었는데 미안.

아니, 죄송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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