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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다

최태성 선생님

새해가 왔다. 올해는 뭔가 해야지 하는 마음에 한국사 자격증을 따려고 최태성 선생님의 강의를 봤다. 그때에 비해 머리 모양이 최신 스타일로 바뀌었고, 옷도 코디가 정해준 듯하다. 하지만 익숙한 목소리와 오른손가락 사이사이에 끼워져 있는 삼색 분필은 그대로였다.


강의하는 도중에 치아를 드러내며 허허 웃으신다. 진심으로 행복해 보이는 표정이다. 나름 사람 대하는 직업이라 남들 표정은 잘 본다고 생각했는데, 만일 그게 아니라면 완벽히 날 속이는 것이다.


한국사 강좌의 1인자라 행복해서 웃는 것일 지도 모른다. 내가 그 분야의 1인자라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분도 나름의 고충이 있겠지.


한 분야에서 17년간 그 자리를 지킨다는 건 경이로운 일이다. 2년 채우고 그만두려고 하루하루 악쓰는 나같은 조무래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렇다. 이분은 강의가 즐겁고 행복한 것이다. 그래서 세월 가는 줄 모르고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하겠지.


강의 도중에 선생님께서 ‘아, 씨.’라고 비속어를 쓰는 생각을 해봤다. 도무지 상상이 안 간다. 병원에서 비속어를 안 쓰는 나를 연상해봤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일하는 내내 인상만 찡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날까 전전긍긍하다 시간을 보낸다.


이렇게 살기 싫어서 일을 그만둘 준비를 한다. 욕 한번 할 줄 몰랐던 내 자신을 찾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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