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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ologue

알 수 없는 힘이 있는 것일까?

 의사는 오늘을 못 넘긴다고 했다.


하지만 스님은 3일 정도 더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이 고비라고 한다. 며칠만 넘기면 오래 살 수 있다던데.. (그럴 가능성은 없는지) 묫자리를 알아보라고 했다. 임종을 직접 보면 안 좋다고 했다.


 취업, 결혼에도 마음이 불안해 점을 보는데 사람이 살고 죽느냐가 달린 이 시점에는 오죽하랴.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강할 것이다. 보호자는 스님에게 이것저것 알아봤나 보다. 담당간호사가 임종 며칠 전부터 어르신의 상태가 심상치 않으니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는데도 “스님은 삼일 정도 더 살 수 있다고 말했다.”며 미련 없이 병원을 나갔다.


 어르신은 정말로 삼일 정도 살다 가셨다. 보호자에게 연락해도 사망 한시간 정도 뒤에 들어왔다. 보통은 “빨리 보여달라.”며 재촉하는데 그분들은 시신 정리를 다 하고 들어왔다. 결국 임종하는 장면은 보지 않은 것이다. 스님의 말을 듣고 그런건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예언대로 상황은 진행됐다. 우연히 톱니바퀴가 들어맞는지 아니면 진짜 수련을 많이 하신 분은 무언가가 보이는지.. 전자인지 후자인지 그건 모르겠다.  


 나는 신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경우를 보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어르신은 의식이 가라져가는데도 가끔 눈을 똘망똘망 뜨며 나를 쳐다보시고는, 아는 체도 하셨다. 하지만 이제는 그 똘망똘망한 눈망울도 보지 못하겠지. 어르신을 보면서 힘든 일이 많았다. 그래도 정이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가시니 안타깝다.


“병원에서 돌아가신 사람은 한이 없대.” 술자리에서 친구가 한 말이다. 그게 무슨 뜻인 지는 몰라서 되묻자 친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고 가시니까 한이 없는거지.”라고 말한다. 어르신도 한 없이 가셨을거라 믿는다. 좋은 곳으로 가소서.


 외람된 말일까? 심히 조심스럽지만 그 스님 정말 용하다. 내 답답한 미래도 누군가가 용하게 봐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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