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학)과 진로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저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지 못한 상황에 처한 예비 간호학도들에게 조그마한 열쇠를 쥐어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몸소 겪고 깨달은 것을 이 페이지를 통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제 글이 정답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적절하게 취사선택하여 여러분의 인생에 보다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내신이나 수능 성적이 좋아야 합니다
저는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제 생각일 뿐입니다. 간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간호(학)과에 진학해야 합니다. 현실은 성적 좋은 것이 최우선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면접에 불참해도 내신/수능 성적이 좋으니 장학금까지 주며 합격시키더라고요. (실제로 제 주변에서 직접 겪은 일입니다)
게다가 간호과 4년제 일원화로 인해 간호학과 진입의 턱이 높아졌습니다. 3년제 간호과가 4년제 간호학과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 요즘 추세입니다. 4년 제로 전환된 학교는 이전 연도보다 커트라인이 올라가게 되어 경쟁이 치열해집니다.
각 학교의 커트라인은 그 해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전년도 등급컷을 참고하면 괜찮습니다. 커트라인은 각 대학 홈페이지에 게시되어 있습니다.
영어는 '절대로' 포기하면 안 됩니다
솔직히 수포자는 괜찮습니다. 수액 주입 공식이 있긴 하지만 충분히 외울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영어는 절대 포기하면 안 됩니다.
결론부터 말하겠습니다. 교내 장학금도 받고, 학점도 올리고, 이름만 들어도 아는 유명한 대학병원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토익 성적이 필수입니다.(기본적으로 중/고교 영어성적이 좋으면 힘들게 토익공부를 하지 않아도 점수가 잘 나옵니다.)
편입을 하고 싶어도 편입영어 점수나 토익이 필수입니다. 병원에 일하니 영어가 필요 없다고요? 병원 일이 힘들어 그만두고 공단, 공무원, 혈액원, 적십자 사무직, 미국 간호사 등에 지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영어가 발목을 잡을 겁니다.
그런데 이것을 다 떠나서 영어는 무조건, 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 살면서 영어를 잘 하는 것과 못 하는 것은 삶의 질에 있어서 천지차이입니다. 그래서 저도 다시 영어공부를 하고 있답니다..
영포자라면 고3 겨울방학 때라도 토익을 시작하세요. 절대 늦지 않았습니다. 토익은 그나마 단기간에 성적 올리기 수월합니다. 좋은 책들이 많거든요.
만일, 고3 겨울방학을 놓쳤다면 대학교 입학 이후 방학기간을 노리세요.
겨울방학 때 컴퓨터 자격증을 취득하세요
ITQ, MOS 등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그것보다는 컴퓨터 활용능력(줄여서 컴활) 2급이 있으면 좋습니다. (물론 1급이 있으면 더 좋습니다.)
컴퓨터 자격증이 있으면 장학금을 주는 학교가 있습니다. 영어와 마찬가지로 컴퓨터 활용이라는 과목도 있었습니다. (저희 학교의 경우)
훗날 병원 취업 시 컴퓨터 자격증이 있으면 보다 유리합니다. 간호직 공무원에 도전할 경우 컴활 2급 자격증이 있으면 약간의 가산점도 줍니다. 토익과 달리 자격증의 유효기간이 없으니 한 번 취득하면 평생 이득입니다.
생물 공부 안 해도 돼요
저만 해도 남들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는 외삼촌의 반협박(?)에 누드교과서 생물 책을 사서 한 페이지만 보고 다시는 안 봤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도 책장에 걸려있습니다. 결론은 안 해도 돼요.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백지상태라도 어떻게든 공부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과였던 사람이-특히 생물 점수 높았던 사람이-상대적으로 생리학 과목을 잘 하는 경향은 있더라고요. 그뿐이지 다른 것에서 얻는 이득은 별로 없어 보여요. 차라리 겨울방학 때 할 일이 없다면 토익공부를 하는 편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봉사활동을 한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정기적인 봉사활동입니다. 그런 상황이 안 된다면 최소 한 번 정도는 해 봐야 합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 면접을 대비할 때 반드시 필요합니다. 물어보실 거예요.
간호학과에 진학하면 사회봉사라는, 봉사활동을 해야 학점을 주는 필수과목도 있습니다. 이처럼 좋든 싫든 간호사와 봉사는 갈라놓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아참, 중요한 것 하나를 잊을 뻔했습니다. vms와 연관되어있는 기관에서 활동하셔야 대학 생활을 하실 때에도 지속적인 실적 관리를 할 수 있습니다. vms 인증 기관을 알고 싶다면 다음 사이트를 클릭하셔서 참고해 보세요.
+ 헌혈도 vms에 인증할 수 있은 봉사 시간(4시간)을 제공한답니다. 또한 고등학교 때 RCY나 혈액원 봉사활동의 경험이 있다면(상을 타면 더 좋겠죠) 추후 혈액원이나 적십자사 사무직 취업 시 가산점이 부여됩니다.
고등학교 수험생활보다 더욱 고될 수도 있습니다
학과 공부와 실습 모두 만만치 않습니다. 저만 해도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보강한 적이 무척 많았습니다. 수업을 하는 교수님도 힘드시겠지만 듣는 학생도 쉽게 피로해지고 지쳐갑니다.
정신없이 나가는 진도도 못 따라가서 허우적거리는데, 조별과제와 리포트는 더욱 나를 옥죄어옵니다. 이것보다 더 스트레스받는 것은 바로 성실하게 하지 않는 조원이 있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전화기 꺼놓고 잠수 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간호학과뿐만 아니라 모든 과에서 존재하는 경우입니다. 간호학과 학생은 대체적으로 성실하기 때문에 드물긴 합니다만, 존재하긴 합니다.
이제 살겠구나,라고 한숨을 돌리면 시험기간이 찾아옵니다. 밤새도록 공부해도 다 훑어보지 못합니다. 고등학교 때 이렇게 공부했으면 sky 갔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sky 간호학과이신 분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이것을 다 극복해낼 쯤이면 국가고시라는-지난 세월 동안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나-최종평가가 찾아옵니다. 수능은 추가합격이라도 있지 국가고시는 그렇지도 않습니다. 합격/불합격으로 희비가 갈릴뿐. 이 시기에는 보통 평소에는 나에게 관심조차 주지 않던 일가친척이 공부에 대해 사사건건 간섭하기도 합니다.
실습은 더합니다. 물 한 모금 마실 시간 없이 일어서서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빅 5 병원은 observation(관찰)만 한다고 들었는데, 지방에 있는 병원 아니 보통은 전부 다 그렇지도 않습니다. vital sign(혈압, 맥박, 호흡, 체온) check 및 observation & 때로는 심부름도 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이론과 괴리감을 느낀 학생이 자퇴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실습을 하다 보면 처음 하는지라 업무의 시간을 지체하거나 실수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이런 경우에 혼난다면 약간 서럽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잘못했으니 억울한 감정은 덜 듭니다.
하지만 괜히 트집을 잡는 간호사가 반드시 있기 마련입니다. (학생까지 태우는 간호사는 저도 증오합니다..) 내가 하지 않은 일로 억울하게 혼났다면 조리 있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옳긴 합니다. 하지만 저런 부류에게 그랬다가는 일이 더 커집니다. 어쩔 수 없이 죄송하다고 말해야 넘어갑니다. 그럴 때는 정말이지 속이 타들어갑니다.
문제는 간호사뿐만 아니라 같이 실습하는 학생끼리도 마찰이 빚어질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환자조차 초짜 간호학생을 무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때로는 감정적으로 너무 마음 상해 말고 훌훌 털어버리는 강한 마인드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앞에서는 덤덤한 척하며 지냈지만 뒤에서 수십 번은 더 울었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정신적으로 고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너무 부정적으로 적었나요? 하지만 이게 현실입니다. 간호학과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환상으로 입학한다면 크게 실망할 수 있기에 가감 없이 제가 겪은 일을 공개한 겁니다. 한 번뿐인 인생, 신중하게 선택하여 결정해야 후회가 없겠지요.
어릴 적부터 간호사를 하기로 마음먹은 중학생이라면, 보건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해당 고교 진학 시 보건계열 관련 실습도 나가고, 간호조무사 자격증도 취득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이쪽 계통의 생리를 빨리 깨우친다면 적어도 학과 공부나 실습 시 전공에 적응을 못 하는 경우는 없을 것 같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보건고등학교 졸업자가 무조건 상위 클래스를 차지한다는 건 아닙니다. 간호학과 공부는 달달 외우는 것이 많기 때문에 노력하는 자가 승리합니다. 뭐든지 자기 하기 나름이라 생각합니다.
네가 온전하고자 할진대 가서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마 19:21)
저는 무교지만, 성경의 이 구절을 좋아합니다. 제 생각과 완전히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대단한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글 하나로 누군가의 인생을 건설적으로 바꿔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