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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다

사고의 비약

 메디컬 다큐를 보다가 이런 댓글을 봤습니다. 비속어도 섞여 있어서 그대로 캡쳐하기는 불가능했습니다. 대략적인 내용만 요약했습니다.


연예인 돈 작작 주고 환경미화원, 응급실 종사자들 돈 많이 줘라. 연예인만 떼돈 버네. 연예인 그만 발굴해라. 쓸데 없는 연예인만 더 생기네.


응급실에 일했던 사람으로써, 당시에 좋아하는 연예인 한명이라도 있었다면 그나마 위안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 연예인 덕에 환멸나는 하루하루를 버틴다, 이런 개념으로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사투하는 사람, 거리를 깨끗하게 청소해주는 사람을 치켜세워줘서 감사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여기까지 신경쓰지는 않기에 감개무량합니다.


하지만 연예인을 깎아내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과한 찬양이 오히려 환경미화원과 응급실 종사자를 욕되게 합니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서민->중산층, 서민->상류층 으로 가파른 계층상승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직업이 연예인이기 때문에, 연예인 선호 현상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대세에 따르는 사람을 손가락질하는 건 옳지 못합니다.


또한, 연예인이 돈을 많이 벌어서 환경미화원이나 응급실 종사자가 월급을 적게 받는 건 아닙니다. 연예인이 건물주가 된다고 해서 제가 가난해지지는 않습니다.


돈, 정말이지 중요합니다. 욕 많이 먹어도 월급 백만원 오른다 하면 참고 버틸랍니다. 아무리 남을 위해 간호행위를 한다지만, 저도 먹고 살아야 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니까요.


하지만 더 중요한 건 환자, 보호자, 의사, 같은 간호사에게 갑질당하는 현실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현직에서 일하는 사람도 처우개선을 위해 1인 시위나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 간호협회 이 메일을 보니 처우 개선을 위한 회의도 열고 있더군요.


그러니 연예인을 욕하지 말고, 의료진이나 환경미화원의 처우를 개선하자고 말하는 편이 차라리 현명한 일입니다. 그 날이 온다면 고생하는 의료진도, 환경미화원도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더 생겨날겁니다.


댓글로 관심을 표현해준 자체로 감사해야 옳습니다만 연예인을 욕하는 건 그른 행동이기에 제 생각을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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