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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logue

방법 없어(노답)

 이 곳에 주로 오시는 분들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니 그분들에게 인생을 여쭈어보면 지혜를 얻지 않을까? 따위의 생각을 한다. 어제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대화가 되는 어르신 한 분에게 질문을 했다.


“할머니.”라고 낮은 목소리로 말하니 어르신은 “왜?”라고 큰 눈은 꿈뻑거리며 나를 쳐다보셨다.

“화가 났을때 주로 어떤 방법으로 해결하세요?”

해결책을 듣고 싶은 마음에 했던 질문인데 0.1초만에 답변을 들었다.

“방법 없어.”


그럼 그렇지. 픽, 웃음이 나왔다. 거창한 방법을 기대했던 내 자신이 우스웠다. 인생 많이 살아온 어르신도 방법이 없다는데, 나는 왜 이리도 쓸데 없는 고민을 해서 자신을 좀먹는 걸까.


이곳에서 내 자신을 잃어가고 있을 때, 가끔은 이렇게 새로운 나를 얻어가곤 한다. 상대방의 ‘말의 힘’을 들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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