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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다

크리스마스

“00님”

“네”

“내일이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여기서 보내야 해서 허전하시겠어요.”

“애들이랑 같이 못 보내네요.”

“저도 어릴 적에 어머니께서 편찮으셔서 일년간 떨어져 살았어요.”

“저런.”

“그래서 그 마음 알 것 같아요.”

“올해는 산타할아버지가 없다고 했어요.”


내년에는 아이에게 산타할아버지가 있길 바라요.

물론 건강을 회복하길 바란다는 뜻입니다.


어릴 땐 아픈 엄마와 떨어진 아이의 심정만 알았습니다. 엄마는 왜 아팠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어요. 어느 날 갑자기 엄마와 헤어졌습니다.


엄마 없이 다른 사람에게 돌아가며 키워지는 게 싫었습니다. 키워주신 고마운 분인데 그땐 뾰족하게 굴었어요. 낯을 많이 가리는 나에게 다가가는 친구는 없었습니다. 우유배달을 하는 외숙모인지라 남들 다 하는 유유급식을 안했던 게 그렇게 서러웠어요.


저도 늙었나봅니다. 이제는 답답했던 어머니의 모습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때의 우리 엄마도 저분과 비슷한 나이였습니다. 자고 깨어나면 아이 걱정하는 모습이 우리 엄마였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건강이 최고입니다. 내년 크리스마스엔 꼭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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