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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다

그만두면 넌 인생 망하는거야

얼마 전 고종사촌언니가 결혼을 했다. 언니가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가까운 친척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며 고모는 갈비찜, 새우튀김, 꼬막무침, 광어회와 같은 진수성찬을 차려주셨다. 어른들은 자연스레 술이 들어갔고, 우리 아빠도 얼굴이 빨개지며 술에 취했다. 그러고는 하는 말.


“월급 따박따박 받고 계속 일해. 그만두면 넌 인생 망하는거야.”


평소에 일을 그만두겠다며 노래를 부르는 나에게 말하는 저격임에 틀림없다.


평소에 아빠 말은 한쪽 귀로 흘려 보냈던지라 별 생각 없었는데 저건 내가 진정 고민하고 있는 주제라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진짜 그만두면 인생 망하는걸까? 그런 극단적인 말에 고민을 하는 난 뭘까. 잔잔한 호수에 돌덩이가 첨벙 하고 들어오는 느낌이다.


내 인생 어찌 돌아갈까. 간호학과만 나오면 안정될거라고 말했던 사람에게 멱살 잡고 흔들고 싶다. 그런데 누구한테 그래. 내가 결정한거고 전부 내 탓인걸. 그래도 그만두면 그만두는대로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까?


“조용하고 소박한 삶은 끊임없이 불안에 묶인 성공을 좆는 것보다 더 많은 기쁨을 가져다준다.”


20억짜리 행복 이론이 적힌 아인슈타인의 메모가 구구절절 닿는 이유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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