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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다

학생간호사에게 잘하자

동생이 뜬금 없이 묻는다. 언니는 학생들에게 잘해주냐며. 아마도 최근에 실습 나가면서 보고 느낀 게 많았나 보다. 학생에게 반말하고 무시하는 사람, 학생 때리는 환자 등..


뭔가 잘못한 듯 마음이 저릿저릿했다. 당당하게 그렇다는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서 학생에게 잘해주는 간호사가 몇 있겠나. 본인 일 쳐내기 힘든데.. 그래서 “잘해준다는 정의가 뭔데?”라며 되물었다.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학생한테 먹을 거 하나 있으면 나눠주고,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시간 나면 가끔 앉으라 말해주고, 반말 안 쓰고 그런거..”


“뭔가 알려주는 건 옛날엔 자주 해줬는데 지금은 체력이 딸려서 그러질 못해. 그것 빼고는 해당되는 것 같다.”


“언니 착한 간호사네.”


아, 이게 착한 건가. 참으로 부끄럽다.


일에 치이면 사실 저것 전부 다 못해준다. 내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데, 라는 옹졸한 생각. 다만 세상이 두쪽나도 지키는 원칙이 하나 있다.


바로 학생간호사에게 반말을 쓰지 않는다는 것.


학생이 나보다 나이가 어리게 생기고~, 그런 건 변명이다. 초면인 사람이 반말 쓰면 몰상식해보인다.


손바닥과 발바닥에 굳은살이 박히고, 모양이 변형됐다. 수시로 멍이 든다. 사실 간호사는 나에게 벅찬 직업이다. 사명감을 가지고 일한다고는 하는데 나에겐 그런 건 없는 것 같다. 백세 인생 중에서 내가 얼마나 많은 기간 동안 간호사일을 얼마나 할 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일하는 동안만큼은 나만의 철칙이라 생각하고 앞으로도 꾸준히 지켜야겠다. 내 글을 보는 분들도 학생간호사에게 잘해주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인간 대접이라도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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