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과 비교하기
내가 받는 스트레스 중에서 큰 비율을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 ‘남과 비교하기’이다. 난 어릴때부터 남들과 비교당해왔다.
누구는 올백이라더라. 그런데 너는 뭐니?
아, 나는 평균 92점 맞았는데. 그것도 나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구나. 그러다보니 고등학교 때는 급기야 모든 걸 포기하기에 일렀다. 애초부터 시작을 안하면 비교당할 거리도 없기 때문이다. 난 ‘못한’ 게 아니라 ‘안 한’ 것인걸.
나에게는 부적 강화가 통하지 않았다. 손바닥을 맞으면 학원 가기 싫다고 문 걸어 잠궜고, 수학선생님이 무시하면 대놓고 미술 공부하는 또라이였다. 생각해보면 나에게 전혀 득이 될 게 없는데도 괜시리 오기가 생겨서 그랬었다.
비교는 날이 가면 갈수록 끝이 없었다. 너랑 전공이 같은데 공무원 시험에 붙었다더라. 누구는 무슨 대학병원에서 5년 넘게 다니고 있더라. 누구 언니 교대 갔다더라. 누구는 sky 대학 갔디더라. 누구는 대기업 다니는 사람이랑 결혼했다더라. 너도 공무원 해라. 공무원이 최고다.
짜증나지만 이제 한 귀로 흘려보낸다. 그런 말을 들으면 내 인생에 득될 게 없다. 그리고 그런 말 하는 사람들 중에서 본인 인생에 충실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들을 가치가 없다.
정 못참겠으면 나도 그대로 받아친다. 이걸 미러링이라고 하나. 차라리 그 편이 정신건강에 좋다. 상대방의 입을 닫게 하는 방법인데 이만한 게 없다.
그러다 해탈해서 요즘엔 나대로 살렵니다~ 라고 생각한다.
남과 끊임없이 비교하면 고개 못 들고 산다. 내가 이까짓 푼돈 벌어봤자 건물주 못따라간다는 패배감만 든다. 남이 잘되면 축하해줘야되는데 험담부터 된다. 남이 잘되면 배아파진다.
그게 다 남과 비교해서 생기는 일이다. 나도 이걸 깨달은 지 얼마 안됐다.
예전에는 누가 잘되는게 정말 싫었다. 백프로 나랑 비교될게 뻔하니까. 그럼 상대가 안되길 빌게된다. 그럼 나한테도 안좋다. 내 정신을 건설적으로 쏟기에도 부족한 시간인데 남이 안되길 빌고 있으니 퍽도 좋을까.
피해자가 꾹꾹 참아야 하는가.
언어폭력도 폭력이다.
누구나 제 나름대로의 상처가 있고 결함이 있다. 하지만 그걸 조언이랍시고 포장해서 무분별하게 퍼붓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