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무선 마이크.. 겪어보니 신세계다.
역시 플렉스가 좋다.
나중에 내 돈으로 내 걸 사야겠다.
음, 그래도 노래연습장 가서 부르는 게 재밌는데.
지나가는 사람이 그랬다. 노래방이랑 노래연습장 차이를 아냐고. 노래방은 퇴폐적인 곳이고 노래연습장이 우리가 가는 곳이니 앞으로 노래연습장이라 말하라고. 그 사람에 대해서 기억나는 건.. 키가 컸던 거랑, 첫사랑이라 많이 좋아했던 거? 오빠라서 배울 게 많았다. 툭툭 던지는 말 한 마디가 나한테는 오아시스였다. 정신적 지주 느낌. 학점 채우려고 봉사시간 떼우는 건데 자원봉사 한다고 말 포장해 주는 것도 멋졌다. 학교 마치고 버스 타고 몇 시간 달려서 지하철역 앞에서 기다리는 것조차 행복했다. 십센치 힐을 신어도 나보다 키가 훨씬 컸다. 나보고 구하라 닮았다고 그랬었는데. 솔직히 그 시절의 나는 예뻤던 것 같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책도 많이 읽었다. 포부도 컸고 사람이 반짝였다. 사랑에 있어서는 순수했고 무모했고 직진이였고 그랬다. 알바도 열심히 했고 놀기도 열심히 놀았다. 남들이 어쩌다 헛소리해도 오히려 악으로 깡으로 독기로 살았다.
노래방 마이크 얘기하다가 이상한 데까지 가 버렸군.
그렇게 세월이 이상하게 흘러 반짝였던 눈빛이 이제는 동태눈깔이 됐다. 슬프군.. 그래도 괜찮다. 동태눈깔 치곤 아직은 봐줄 만하다.
(언제적 첫사랑이야. 무선 마이크 때문에.... 여튼 추억 팔이 열심히 했으니 힘 내서 내일 다시 공부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