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간호계 높은 사람들의 마인드는 적은 인력으로 못 굴리니까 아랫사람 태워서 시스템 억지로 돌아가게 하는 거임. 그게 간호사 조직이 돌아가는 방법임.
나는 윗사람한테 설설 기고 아랫사람한테 죽일듯이 달려드는 유형이 제일 부들부들. 차라리 앞뒤가 같은 사람이 좋았다.
제일 존경스러운 사람은 윗사람 아랫사람 똑같이 대하고 환자한테도 애살 있었던 사람.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뜻하지 않은 곳에서 마주쳐도 먼저 인사하게 되더라. 존경심은 그런데서 나오는 거임. 되도 않게 경력 오래됐다고 아랫사람 갈궈서 얻는 게 아니라.
환자한테 가식부리며 잘하는 척 해놓고 같은 간호사한테 막말 쏟는 부류도 피하고 싶었는데 꼭 있었음.
동생한테도 말해줬다. 실력 좋은 거 정말이지 중요하지만 네가 하는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겐 비수가 될 수도 있으니 신중하라고.
막말로 상대방이 사직한다고 하는데 이유가 너라고 하면 기분이 좋겠어?
극단적으로는 상대방이 태움 때문에 못 견디겠다고 유서까지 썼는데 거기에 네 이름이 적히면 어떻겠어?
그정도 파급을 가진다 생각하고, 일하다가 동료 때문에 기분이 나쁘더라도, 일 돌아가는 상황이 최악이더라도 막말은 하지 마라고 그랬다.
간호사 무서운 직업이다. 만만한 게 아니다. 그걸 모르고 본인들 힘들다고 막말 쏟는 건 경솔한 짓이다.
아랫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몇 년이 지나서는 일취월장 할 수도 있는 거고, 여튼 인간이란 존재는 복잡해서 어떠한 이해관계로 다시 마주칠 지도 모르니 악연은 안 만드는 게 좋은 거다. 그 토대가 말인 거고. 병원은 같은 말이라도 더 예민하고 안좋게 받아들이게 되는 무서운 곳이고.
나는 내 동생 하나만큼은 말의 중요성을 아는 간호사로 컸으면 좋겠다. 스킬적인 면에서는 베테랑들이 붙어서 알려주겠지만 이런 말은 그 누구도 안해줄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