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기시험에 떨어졌을 때는 아무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내 말은 개소리고 궤변이다. 그저 시험에 떨어진 자의 변명이다.
그런데 필기시험에 붙으면 내가 어떤 말을 해도 옳다구나 받아준다. 내 말에 신빙성이 생긴다.
그걸 귀로 듣고 피부로 느끼니.. 정말 무섭더라. 나한테 항상 태클만 걸던 아빠도 아무 말 안 한다.
-
몇 년 전. 시험을 준비한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그동안 수많은 세월이 흘렀다. 나는 끊임없이 우울해졌고 세상을 등지고 싶다는 마음까지 들었다. (그런 말을 적으니 얼마 없던 구독자도 우르르 구독을 끊더라.) 생각해보니 나같아도 우울한 내용은 꼴뵈기 싫을 거 같다. 수험생이 그런 건 그저 개인 사정일 뿐이다. 나의 피땀눈물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그저 그 날의 시험 점수 하나로 귀결된다.
한 줄 요약하자면 외로운 길을 묵묵히 가야 하는 거다. 그게 가장 어려운 것이더라. 패기 있게 시발 다 제껴버려!!!! 해도 그 결심은 얼마 가지 않는다.
나는 이미 여기에 발을 들여서 하는 거지만...... 분명한 건 이 싸움에서 이기는 사람은 얼마 없다. 뭐 그것도 사람들은 몰라주지만 말이다.
아직 나는 최종합격자가 아니다.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그래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 할 것이고.. 모든 것을 마무리 지을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