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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코로나 굳이 걸리고 깨달은 것

1)코로나는 독감이 아니다.

2)콘서트 가려는 사람들 싹 다 취소하십쇼. 물 뿌리든 안뿌리든 간에요. 걸리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요.


특히 온 몸 적시는 쇼! 그거! 말 많이 해봤자 안 듣는 사람은 안 들으니 여기까지 말하겠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이라 물 관련된 것들로 축제판의 규모가 커지는데, 그만큼 확진자도 확확 늘 것이다. 아니, 벌써 더블링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에선 크게 강조하지 않고, 기나긴 코로나 기간으로 다들 무감각해져서 그렇지.




하루종일 하는 짓이라고는 방구석에서 핸드폰 만지는 것 뿐이니 인터넷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정보를 열심히 수집 중이다. 요즘 유행하는 바이러스는 오미크론의 변종이다. 변종이 거듭될수록 치명률은 낮아지지만 감염이 더 잘되므로 백신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이 기사의 요지였다. 애초에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람은 변이된 바이러스에 80%가량 보호를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취약하기에 이번에 유독 나처럼 여태 잘 살아남은 사람들이 우후죽순 걸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백신을 맞는 게 효과가 없냐. 그건 아니다. 중증도를 낮추어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나라에서 면역 취약자들에게 어떻게든 4차 백신을 맞게 하려고 애쓴다.


공부도 전염병도 항상, 겸손한 자세로, 언제든 통수 맞을 수 있다는 마인드로, 긴장을 하고 살아야 하는데 그게 잠깐 부족한 사이에 이 지경이 되었다.




2층 방구석에서 무인도에 사는 로빈슨 크루소라는 마인드로 일상을 살아가니 그래도 하루하루 살아진다. 내가 뭐하는 짓인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밥이 안 넘어가도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어떻게든 먹으려 하고, 치료제도 없으니 대증요법으로 여태 쟁여뒀던 약을 백번 활용하는 중이다. 옷도 그때그때 빨고 설거지도 그때그때한다. 극도의 귀차니즘 환자라서 사실 이런 거도 하기 싫어하는데 이러면 안된다고 채찍질한다. 몸도 땀이 흥건하게 젖으면 바로 씻는다. 나이팅게일 선생님께서 개인 위생을 가장 강조하셨으니까. 옛 어른 말씀 들어서 나쁠 건 없다.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라서 다 놓고 싶지만 빨리 낫기 위해서 내 자신을 바로세우기로 했다. 내 미션은 이 곳에서 빨리 빠져나오는 것이다. 나는 한다면 한다. 악과 깡으로 무장! 꺼져 코로나 바이러스!


목소리가 많이 변했지만 최대한 내숭을 떨어서(?) 독거노인 안부전화 봉사도 완료했다. 안그래도 저음인데 완전 남자 목소리가 됐다. 부들부들.


극강의 infp인지라 누워 있는 것을 극도로 좋아하는데 그래도 밖에 나가서 바람 좀 쐬고 싶더라. 바깥 새상이 너무 그립다. 아빠 심부름 하기 싫다고 입 삐쭉 내밀고 나서 슬리퍼 신으며 터덜터덜 슈퍼 가가지고 아빠 18번 과자 캬라멜땅콩, 꿀꽈배기, 맛동산 사오는 게 엄청난 행복이였다는 것을 나는 왜 몰랐을까. 이제 와서 후회하면 뭐하겠노. 얼른 훌훌 털고 일어나야지. 늘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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