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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객관화 잘하는 사람이 공시 합격한다

뻔한 말이나 쉽지가 않음.


애초부터 공무원은 시험 진입 장벽이 낮다. 그래서 진짜 '아무나' 도전한다. 몇몇 부류는 어깨에 힘 뽷 주고 가오부터 잡는다. 벌써 공무원 붙었다.


본인 수준 생각은 안 한다. 대학교 서열질 하여 사람 평가하는 습관을 답습하여 그들은 교순소는 불가촉천민 취급한다. (응 니들 교순소도 못해.. 그리고 여자는 교순소 미친 듯이 어렵다) 일행은 평민 취급한다. "적어도 7급은 해야 가오가 살지" 이러면서 겁도 없이 7급부터 진입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 판을 배워서 허파에 바람만 찬 부류들이 흔히 이런다.


전한길 선생님 말씀대로 자가진단 딱딱해서,

본인이 공무원 할 지능이 된다 싶음 전력투구하고

아니면 중소기업이라도 가서 경력 채우는 게 현명하다.


그리고 공부하는 도중에도 마찬가지다.

쉽진 않겠지만 본인이 계속할지 포기할지 자기 객관화 잘해서 냉철하게 진로를 정하는 거도 중요하다.


1) 지난 세월이 아깝다며 내년에 또 하면 된다는 습관적인 장수. (이 정도면 직업이 프로 장수생임) 장수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전과 같은 방법을 고집하는 건 아집이다.

2) 애인 만날 거 다 만나고, 놀러 갈 거 다 가면서 수험 생활한다고 입만 터는 '아가리 수험생'

3) 미래가 불안하다. 공부해야 할지 직장 다녀야 할지 죽어야 할지 고민이다. 좋소기업은 정년보장이 안될 거 같다. 공부하자니 미래 보장이 안될 거 같다. 스위스 조력자살은 적어도 삼천만 원이 든다. 돈이 없다. 국내에서 죽다가 어중간하게 죽으면 불구된다. 이러면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4) 공부가 손에 안 잡힌다. 멘털 나간다며 어디 유튜브에 구구절절 사연 올려서, 조언 듣느라 하루 통째로 날리고. 경쟁자는 그 시간에 공부하는데.

5) 인터넷으로 용하다는 타로 사주 신점이나 찾아보면서 돈이나 날리고. 그 돈으로 문제집을 사겠다.

6) 나는 어릴 때 공부 잘했으니 공무원 시험 붙을 거라는 막연한 자신감과 거기에서 비롯된 자만심(물론 붙을 가능성은 많지만 그 확률이 백 퍼센트는 아니다)


이딴 생각 할 거면 공시 접는 게 맞는데 객관화를 못하니 중독적으로 공시 생활을 하게 되고, 고시낭인이 된다. 절치부심해도 될까 말까인데 정신 못 차리고 현실 파악 못하니 돈이랑 시간만 날린다.


사실 변화가 가능하다. 근데 상상초월로 힘들다.

엄청난 의지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본인에게 충격적인 계기가 있어야 가능하다. 본인의 상황이 막장이라는 자각을 해야 초인적인 힘들 발휘할 수 있다. 여하튼 이것들 전부 감수하고 실행하는 사람이 합격한다.


나는 현명하지 못해서 똥인지 된장인지 굳이 다 찍어먹어 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부디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자가진단 잘하시길.


그리고 후회 없이 열심히 한 사람은 미련 없이 공시판 떠날 수 있다. 나는 이번에도 안 되면 시험 포기하려고 했다. 죽을 둥 살 둥 했기 때문이다. 내 생애 이보다 더 열심히 광기로 할 자신이 없었다.


자신만의 기준을 잘 세워서 발 담그고 빼는 완급조절도 공시 준비에 있어서 필수다. 우직하게 공부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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