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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 Apr 21. 2023

사랑한다는 건

사람은 저마다의 우주가 있다. 자신만의 습관과 성격, 취향과 지식 등이 모여 하나의 우주가 만들어진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새로운 우주를 만나는 것이다. 편협한 사고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유연해진다. 그것은 나에게 많은 것을 준다. 친구나 가족이 주는 것은 부분이다. 각자 보이지 않는 선 밖에서 각자의 삶을 살며 일부분만 관여하기에 제한적이다. 사랑하는 사람만이 온전하고 순전한 전체를 준다.

사랑을 한다는 건 그런 것이다. 공감대를 찾아 기뻐하고 다른 점을 발견해 놀라워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가진 사상과 철학은 나의 삶에 전반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것은 시간이 갈수록 짙어진다.

나는 너의 세상을, 우주를 보며 덜 편협한 사람이 되어간다.


익숙한 존재를 낯설게 보기. 예전부터 가지고 있는 나의 생각이다.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한 존재를 재단하고 판단한다. 그것은 권태의 시작이고 오만의 전조이다.

사랑하는 존재일수록, 사랑하는 존재가 익숙해질수록 낯설게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상대가 예측가능하다는 착각에 빠진 순간 권태와 오만이 머리를 든다. 그것은 모래 위의 성과 같다. 자신의 착각이 옳다 믿고 관계를 끝내는 순간 후회라는 밀물이 모래 위의 성을 무너뜨린다. 모래성이 있던 자리에는 축축한 후회만 남는다. 후회하고 싶지 않다. 단점을 포용하고 장점을 수용하며 끊임없이 낯설게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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