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의 유혹(언니ㅡㅡ)

반려동물은 처음이지만, 잘 키워보고 싶어

by 채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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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치과에 가기 싫다고 하면 돈가스를 사준다는 말로 꼬셔서 치과에 데려간다고 하던데.

송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야 했을 때 "산책 갈까?!"라고 하고 데리고 가곤 했다.

송이가 아직 어릴 때라서 산책 가자는 말이 통할 때여서 이 방법으로 병원에 데려갈 수 있었다.



예방접종하러 병원에 가야 했던 날에도 산책 가자고 해서 병원에 데려갔는데

그날 송이의 표정은,,, 위에 사진에 나온 딱 저 표정이었다.

언니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듯한(?) 표정을 하고 주사를 맞고, 발톱을 자르고 나왔다.

집에 갈 때는 다시 꼬리를 흔들면서 여기저기 냄새를 맡고 신나게 산책하면서 돌아갔지만

저런 표정으로 쳐다본 건 처음이라 당황스러우면서도 귀엽고, 거짓말로 병원에 데려온 게 미안하기도 했다.



집에 돌아와서는 접종 후에 아파하거나 힘들어하진 않는지 지켜봐야 했다.

다행히도 송이는 예방접종 후에 어디가 아프거나 힘들어하는 기색은 없었다.

그저 평소보다 잠을 조금 더 자는 정도여서 한 번도 급하게 병원에 갔던 적은 없었다.



산책을 핑계로 몇 번 병원에 데려간 후에는

수법을 눈치채고 평소에 가지 않던 산책길이면 자리에 앉아서 '안 갈 거야.'를 온몸으로 표현했다.

이럴 때면 하는 수 없이 송이를 안고 병원까지 데리고 갔다.

다행히 안고 갈 때는 버둥거리거나 내려달라고 하지 않고,

그저 덜덜 떨면서 병원에 갔다. 덜덜 떨 때마다 송이한테 미안하다고 병원 다녀와서 산책도 하고,

맛있는 간식도 먹고 쉬자고 하면서 가곤 했다.

진료가 다 끝나고 집에 갈 수 있다는 건 어쩜 그렇게 잘 아는지

진료가 끝나면 문 앞에 서서 꼬리를 흔들고 있다.



9살이 된 지금도 마찬가지로 병원에 갈 때는 똑같이 덜덜 떨고,

집에 올 때는 꼬리를 흔들면서 신나게 돌아온다.

앞으로도 어디 아프지 말고, 병원 잘 다니고 접종이랑 검진 잘하면서

우리 가족으로 같이 잘 지내자 우리 막내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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