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 기업에서 일하기
학부생 졸업 후에 24살이 되던 해, 대학동기를 따라서 동네 이비인후과에 입사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쭉 병원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급여'를 생각해서 야간 진료도 하는 마취통증의학과에 입사하게 되었다. 단순히 돈, 급여 때문에만 선택한 건 아니지만 이것도 이유들 중 하나였다. 처음 입사했던 이비인후과, 그 후에 이직하게 된 건강검진 센터 겸 내과를 거쳐서 세 번째로 입사하게 된 병원이었다.
병원은 내가 입사했을 때 개업한 지 이제 막 1년 정도 된 스타트업 병원이었다. 그래서 홍보를 하러 나가기도 하고, 환자들에게 '무조건 친절'해야 한다고 했다. 병원 앞에서 장바구니를 나눠주기도 하고, 행사 플래카드를 걸기도 하면서 열심히 홍보활동을 했다. 다행히도 시장과 거리가 가까워서 동네 어르신들께서 많이 찾아주시는 병원이었다.
특히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많은 건 물리치료였다. 매뉴얼이라고 해서 도수치료처럼 하는 건데 15분 정도를 물리치료 하면서 같이 해드렸다. 그래서 늘 물리치료실과 매뉴얼실은 환자 대기가 많았다. 그 외에는 연골 주사나 허리 통증으로 오신 환자분들의 주사치료가 많았는데. 주사치료와 진료가 많아질수록 정신없이 바빴다. 주사약을 준비하고, 안내해 드리고, 무전으로 다른 직원들에게도 전달해야 했다.
힘든 와중에도 같이 일하는 직원들끼리 "힘내자!" 하면서 일할 수 있었다. 이때 같이 일했던 직원들의 나이대가 비슷해서 더 그랬던 것 같았다. 다들 20대 중반~30대 초반의 나이 대였어서 서로의 고충을 이해하려고 했고, "내가 할게!"라고 하면서 서로 돕는 분위기로 만들어갔다.
그렇게 '입사하길 잘했다!'라는 생각도 잠시,,, 그 이후에 겪게 되는 수많은 업무와 시행착오들을 겪게 되면서 '이게 뭐지?', '어떡해야 되지?'라는 순간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말 그대로 멘붕의 순간들을 어떻게 처리해 가느냐가 스타트업 회사에서 살아남는 나만의 노하우가 되는 것이었다.
여기서 가장 크게 나뉘는 것 같다. '나만의 노하우'를 쌓게 되는 직원과 '버티지 못하고 퇴사'하는 직원으로 전혀 다른 길을 가게 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스타트업이라서 '잘 된다'라는 보장이 없어서 사장이나 직급이 있는 사람들은 '홍보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뭐라도 잘못돼서 '입소문'이라도 날까 봐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엔 '아직 이직하기에 괜찮은 나이'대인 직원이 대부분이었고, 그런 만큼 직원이 바뀌는 경우도 잦았다. 나는 노하우 쌓기와 퇴사 중에서 어떤 길을 가야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한쪽을 선택하게 되는데. 바로 '퇴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