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직원의 고충

영리 기업에서 일하기

by 채담이

스타트업 회사들의 업무에는 '청소'업무가 빠지지 않는다. 병원에서 일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보통은 청소 이모님들께서 진료가 끝난 후에 청소를 해주시는데, 스타트업 병원이다 보니 직원들이 청소도 직접 해야 했다. 환자분들이 조금 빠진 후, 마감하기 20분 전쯤부터 부지런히 청소를 해야 제시간에 퇴근할 수 있었다. 쓰레기통 비우기, 화장실 청소, 청소기 돌리기 등 각자의 청소 업무까지 다 마치고 나면 청소가 깨끗하게 됐는지 검사를 받은 후에 퇴근할 수 있었다. 검사에 불합격하면 다시 청소를 더 하고 퇴근해야 하는 불상사가 벌어져서 처음 할 때부터 깨끗하게 해야만 했다. 청소 후 검사는 각 회사의 대표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ㅎㅎ 이때 당시에 일하던 곳의 원장님은 엄청 깨끗,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래도 영리 기업이라서 좋았던 점은 점심은 회사에서 제공하면서도 점심 비용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이후에 가게 되는 비영리단체에서의 점심값은 외부에서 식사하려면 먹을 수 있는 게 없는 수준이었다. 점심은 12,000원 내에서 배달시켜서 먹을 수 있었는데. 메뉴는 직원들이 먹고 싶은 메뉴 중에서 가게 한 곳을 선정해서 한 번에 배달시켜서 먹었다. 정신없이 일한 후에 먹는 점심과 점심시간 동안 쉬는 시간이 보장되는 건 너무 큰 장점이었다.



그리고 스타트업에서 근무할 때 겪는 고충 중 하나는 '정해진 매뉴얼'이 없다는 것이다. '전에 이렇게 해서 이렇게 했는데요.'라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그때 당시에는 그게 됐을지 몰라도, 그 이후에는 '왜 그렇게 했냐'라며 꾸중을 듣기도 하고, 순식간에 매뉴얼이 바뀌어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일하다 보면 '이게 뭐지?' 싶은 순간들이 있다. '나보고 뭐 어쩌라고. 그럼 네가 해!'라고 해버리고 사표를 내던지고 나가버리고 싶은 순간들을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매달 들어오는 월급의 유혹을 뿌리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렇게 1년이 넘도록 근무를 하게 되는데. 이때 큰 원동력이 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퇴직금이다. 그래 몇 달만 더 버티면 돼, 몇 주만 버티면 돼, 며칠 안 남았다. 이렇게 퇴직금 수령까지의 디데이를 세곤 한다. 1년 근무가 지난 후에는 '퇴직금도 받을 수 있으니 여차하면 때려치운다!'라는 마음으로 1년 이후 근무를 이어가게 되는데. 이때는 또 일이 손에 익어서 그렇게 어려운 것도 없어진다.



나는 1년 이상 근무하고 나면 '이 이후로 나의 성장 가능성은?'이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곤 했다. 아직 회사에서 더 배울 게 있다 싶으면 더 재직하고, 여기서 안주하고 멈춰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나 더 배우고 싶은 게 있는 회사가 있으면 이직 준비를 했다.


병원에서 일하는 걸 꿈꿨고, 간호조무사 자격증까지 취득하면서 여러 병원에 근무해 봤는데. 원래 전공은 '사회복지'라서 병원 근무할 때 '전공을 살리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들이 있었다. 학부 4년에 석사 2년까지 총 6년을 배운 전공을 이대로 내다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다. 싶어서 사회복지 시설들에 입사 지원을 하기 시작했다.


사회복지 시설들에 지원한 결과, 스타트업이면서 학부생 때부터 관심이 가장 많았던 '장애인 복지'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마침 생겼다. 스타트업이라서 이거 괜찮을까?라는 고민과 걱정도 많았지만, 일단 해보자! 하고 현장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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