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를 힘들게 하는가?

by 노용기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이 진리를 알지만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 힘든 것은 어쩔 수 없다. 계속되는 실패와 끝없이 추락하는 현실 앞에서 마치 늪에 빠진 것처럼 헤어 나오지 못할 때가 있다.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어 이대로 가다가는 마치 이대로 인생이 끝이 날 것만 같은 생각에 도달하기도 한다.


20대,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그때, 나는 매일 생각에 늪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2007년 12월, 그 해 남은 한 달마저 끝나버린 다면 나는 마치 세상은 이제 내 존재마저 잊어버릴 거라는 생각에 두려움과 우울함은 극에 달했다. 2008년 1월부터 나는 더 이상 취업할 기회조차 잃어 앞으로의 인생을 이 세상에서 낙오자로 살 것만 같았다.


그러나 나를 더욱 힘들게 한 건 이러한 극심한 우울감에 시달릴 때에도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갔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의 탑을 쌓았다 허물었다를 반복할 때, 세상은 그런 나의 근심과 걱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잘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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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에 된 지금, 그때와 상황이 별반 달라진 것은 없다. 나는 여전히 두려운 미래 앞에 서 있다. 다행히 직장은 구하였지만, 아무래도 직장생활에 별 소질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과연 내가 40-50대까지 직장 생활이라는 것을 하며 밥벌이를 해 나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계속되는 회의감이 밀려온다.


하지만 그나마 내가 최근 깨달은 것은 '나를 무너뜨릴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라는 생각이다. 대부분 힘든 상황을 만나면 머리 속이 복잡해지고, 쉽게 피곤함을 느끼며, 작은 일에도 짜증을 내게 된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정말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힘든 상황이 아니라, 그 상황을 바라보는 나 자신이다. 고통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 자체가 나를 더 힘들게 하고 주눅 들게 하는 것이다.



나를 무너뜨릴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다.

잘 생각해 보면 정말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힘든 상황이 아니라,
그 상황을 바라보는 나 자신이다.


힘이 들 때, 더 이상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 잠시 부정적인 생각을 멈추고 과거로 돌아가 볼 필요가 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을 때, 죽을 것만 같았던 그때, 더 이상 갈 곳이 없었다고 생각했던 그때에도 어디선가 나를 위한 한 줄기 빛은 비치었다. 그 빛 덕분에 나는 여전히 이렇게 살아 있다.


지금의 어려움도 마찬가지다. 지금 하고 있는 인생의 고민도 언젠가는 나를 지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 고통이 지나가고 나면 나는 전보다 더 성숙해져 있을 것이다.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아 힘들 때,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어긋난 상황이 아니라 나 자신이다. 그래서 힘든 상황 가운데서도 그 상황을 새로운 각도로 해석해 주는 누군가를 만나고 나면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바뀐다. 그리고 무거웠던 마음도 가벼워 진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상황이 아니라 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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