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있는 '쉼'에 관하여

삶의 반쪽, 휴식에서도 의미 찾기

by 노용기

삶에서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대게 인간은 탐욕적이어서 그 끝을 모른 채 일단 달려 보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반쪽과 언젠가는 전부가 소모될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말이다. 그래서 신(God)은 우리에게 잠(Sleep)을 주었는지 모른다.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더 매진할 것을 안 신은 우리에게 잠이라는 쉼(Break)를 설계한 것이지 않을까 한다.


최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보았다. 그 영화는 우리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져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길을 들어섰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삶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은 잘못된 길을 들어섰음을 알고도 과속으로 전진한다. 그리고 결국 흙이 되어버린 황금 쪼가리 앞에서 가족과 자아 정체성 같은 소중한 것들을 알아채거나 지켜내지 못했다. 오직 주인공만 제외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면,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면,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무언가를 열심히 찾고 있다면,


만약 그렇다면, 그 반대편에 있는 쉼과 노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주중에 업무계획을 세우고 그것에 맞춰 매진했다면, 반대로 주말의 쉼을 위해서도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그 쉼의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은 신이 주신 또 다른 선물을 혹은 더 중요한 선물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을 아닐까?


가수 신해철은 리부트라는 강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우리는 이미 할 일을 다 했고, 큰 의미를 이루었다고. 그다음부터 해야 할 것은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그것이 남은 인생에 대한 삶의 목적이라고 말이다. 나 역시 자녀를 키우는 부모로서 이 생각에 동의한다. 나는 내 자녀의 행복을 바라지 그 자녀가 내 이름을 위해 의사가 되거나 교수 또는 그 무언가의 도구가 되길 바라지 않는다. 그 길이 자녀에게 행복이 된다면 그 길을 가면 된다. 그러나 내 이름을 위해서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선한 신이 존재하고 은유적인 표현처럼 그 분과 우리의 관계가 부모와 자녀의 사이라면, 내 이름을 위해 자녀의 삶이 희생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 추측한다.


최근 나는 주말에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을 계획하고 있다. 마치 어렵게 프러포즈해서 얻은 첫 데이트 기회를 살리기 위해 모든 동선과 시간 그리고 기분까지 살피는 마음으로 말이다. 굳이 이렇게 할 필요가 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주말까지 그렇게 타이트하게 보낼 필요가 있을까? 말 그대로 쉬는 시간인데? 주말은 늦게까지 잠을 자서 한 주간의 피고를 풀고, 편하게 소파에 누워 TV를 봐야 좀 쉬는 것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 쉼이 나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원칙은 명확하다. 회사에서도 일을 할 때 계획을 세웠다면, 쉼에서도 나름의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인생에 모든 것에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점점 나이가 들수록 이젠 쉼에 더 방점을 찍어야 할 때다. 인생의 중반을 넘어가고 시간이 더 흐를수록 일하는 시간보다는 쉬는 시간이 더 많아질 것이다.


인생의 의미, 이젠 '쉼'에서도 찾아야 할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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