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 관하여

늦잠을 자는 이유.

by 노용기

인생에서 올바른 답을 찾는 것만큼 제대로 된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화 올드보이에서 오대수는 그를 가둔 우진에게 왜 나를 감금했는지 물었다. 그 질문에 우진은 짜증 섞인 어조로 자꾸 틀린 질문만 하니까 맞는 대답이 나올 리가 없잖아라며 답한다. 왜 감금했는지가 아닌 왜 15년 만에 풀어 주었는지가 제대로 된 질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우진은 왜 대수를 이제야 풀어 주었는지 차근차근 설명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답이 풀리기 시작한다.

인생에서 많은 사람들이 답을 찾아 떠난다. 인생에 내비게이션이라도 있다면 그대로 따라갈 텐데, 아쉽지만 우리에게는 각자 다른 내비게이션이 장착되어 있을 뿐이다. 각각의 생김새가 다르듯이 똑같은 인생이란 없다. 그런 인생이 있다면 안정적일 수는 있겠으나 기계처럼 무의미 해 질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각자의 내비게이션을 갖고 행선지를 찾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이라는 것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올바른 행선지로 가기 위해 어떠한 질문을 해야 할까? 제대로 된 질문이란 어떤 것일까? 인생을 어느 정도 살았다면, 한 번쯤은 이 부분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보는 시험과 달리 인생에서는 사지선다와 같은 객관식 정답은 없다. 그래서 아쉽게도 또 미안하게도 나 또한 정답을 갖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인생을 살면서 나름의 터득이랄까, 뭐 그런 것이 하나 있다. 특히 질문에 있어서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 바로 과연 지금 하고 있는 생각과 욕망이 과연 정말 나의 생각과 욕망인지 스스로에게 한 번 더 묻는 것이다. 즉, 스스로를 한 번 더 점검하는 것이다.

학창 시절을 거쳐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시련을 겪게 된다. 그 시련은 나를 힘들게도 하고, 때론 나를 성장시키기도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후회와 결심이라는 것을 하게 되고, 인생의 방향을 하나씩 정립해 나간다. 그때 주위 사람들로부터 조언을 듣기도 하고, 요즘에는 유튜브라는 매체를 통해서도 영향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메시지 중에 일부에 공감이라는 반응을 하게 되고, 어느 순간 공감이 가는 그 방향으로 인생을 설정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조심할 것은 막상 그 인생 방향의 끝에 다 달았을 때 '이게 아닌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생각이, 그 욕망이, 원래 내 것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멋진 모델이 입은 옷이 나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는 것처럼, 인생의 방향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나에 대한 충분한 성찰 없이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나 어느 유명한 배우, 가수 또는 선각자들의 삶을 쫒는다면 그 끝은 허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각자의 삶이 있다. 그 삶을 충분히 살려면 자기 성찰이 먼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인생에서 답을 찾고 있다면, 우선 질문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보자. 내가 올바른 질문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질문에서 나온 답이 정말 내 생각인지? 혹시 타인에 대한 생각이 섞여 있지 않은지? 정말 나의 성격과 성향에 맞는 솔루션인지 말이다.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은 찾을 수 없을지 모른다. 나 역시 요즘 들어 아내와 아이들이 잠이 들고 나면 가끔 홀로 거실에 나와 이런저런 질문과 생각을 한다. 과연 10년 후 나는 회사라는 울타리 없이도 스스로 존재할 수 있을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나는 회사를 계속 다니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앞으로 미래는 어떻게 변화할 것이며, 그 변화의 파도를 타기 위해서는 무엇을 유심히 관찰해야 하는지 따위의 질문들과 나름의 답을 구해본다. 그리고, 그때마다 생각을 한다. 과연 나는 제대로 질문을 하고 있는가? 그 질문들이 유의미한 것인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떤 질문이 나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것인가?


우리는 살면서 답을 찾는 과정은 많이 해 봤다. 학교에서부터 회사까지 질문은 대게 주어졌다. 주어진 질문에 답을 찾는 것에 더 익숙하고 숙련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인생은 다르다. 스스로 질문을 확립해야 하며, 그 질문을 검증해야 하고, 그다음에서야 답을 구하는 것이 더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고민을 하는 나 역시, 아직도 내 질문의 수준이 만족스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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