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가 필요 해. 좀 더.
윗 분의 지시로 어떤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
프로젝트의 목적과 방향, 어느것도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반론은 안된다.’
‘일단 하자’라는 마음으로 내 감정을 무겁게 눌렀다.
1차 시안을 발표했다. 현실성을 감안해서...
취조실과 같은 분위기가 미팅 내내 이어졌다.
한 시간의 고문을 마치고 정신 개조에 들어갔다.
내가 아닌 상사로 빙의하여 다시 기획에 들어갔다.
점차 논리와 비논리가 잡채밥처럼 섞여 들어갔다.
콘텐츠는 점점 SF소설이 되어갔다.
이런 소설로 먹고 살 수 있음에 감사한다.
이런 무의미에 돈을 지불 해 주는 회사에 고맙다.
나이 마흔, 하나의 페르소나로는 생존이 불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