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기술과 적정한 삶
적정 기술이라는 것이 있다. 보통 개발도상국의 환경과 자원을 고려하여 적용되는 기술이다. 사례로는 라이프 스트로(Life Straw)라고 해서 휴대용 정수기 등이 있다. 라이프 스트로라는 제품은 빨대 모양의 정수기로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오염된 물을 마셔 기생충 감염이나 장티푸스 그리고 콜레라 등에 감염되는 것을 예방해 준다. 이처럼 적정기술은 첨단의 기술과 고사양의 자원을 사용하지 않고도 인간이 살 수 있는 적정한 수준의 삶을 보전해 주는 기술이다.
우리의 인생에도 이러한 적정 기술이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개인적 취향에 따라 고급 외제차를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를 이동 수단으로 보면 수천만 원씩 차이가 나는 금액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바퀴가 굴러가고 원하는 목적지로 나를 이동시켜 줄 수 있다는 수준에 만족할 수 있다면 굳이 고사양이 필요하지는 않다. 그렇게 되면 경제적으로 상당 부분 절약을 할 수 있게 되어 경제적으로 무리해서 자동차를 구매하는 일은 줄어들 수 있다. 적정 비용과 기술 수준으로 적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나이가 40대에 접어들면 주위에서 어느 정도 성공이라는 것을 이룬 지인들의 소식이 들리곤 한다. 20~30대에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조금씩 틈이 벌어져 어느새 흔히 말하는 돈과 지위 그리고 사회적 명성에 가까이에 있는 이들의 근황을 접하게 된다. 이러한 소식을 과거에는 전화나 편지 또는 친구들을 통해 접했다면 요즘은 페이스 북 그리고 인스타 그램으로 접하게 된다. 직접적으로 좋은 소식을 알리는 이들도 있고, 간접적으로 유추를 해야 하는 소식도 있다. 예를 들면, 아침 출근길 사진에 보이는 고가 외제차의 로고, 수많은 청중이 모인 자리에 마이크를 들고 있는 모습, 그리고 사회적 명성이 높은 인사들과 함께 수상을 하는 사진 등이 있다.
이런 소식을 접하게 되면 자극이 된다. 순간적으로 현재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지금보다 조금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나 자신에 대한 초라함, 답답함, 그리고 심할 경우 우울함이라는 감정도 느끼게 된다. 어떤 것이든 건강한 감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삶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나 역시 본능적으로 타인과 비교를 한다.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눈을 통해 스스로를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다. 즉, 뭔가 나를 비출 거울이 필요한 것이다. 그 거울이 보통 타인이 되곤 한다. 그러나 요즘 명상을 시작하면서 나 스스로를 바라보면 연습을 하고 있다. 가능하면 타인과 나를 비교하기보다 과거의 나와 비교를 하는 편이다. 특히 지금 삶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 이러한 명상이 도움이 된다. 과거 더 어렵고 힘들었던 순간과 지금의 상황을 비교를 해 보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흐름이 보이곤 한다. 조금씩 내 수준에 맞춰 적절하게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게 되면 지금 삶에 감사하게 된다.
아일랜드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말했다. "당신 자신이 되어라. 다른 사람 자리는 다 찼다. (Be your self; everyon else is already taken.)" 우리 모두는 가상의 세계에 연결되어 있다. 예전에는 텔레비전을 통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접하는 해외 유명 스타의 소식도 이제는 언제든 확인할 수 있다. 유명인뿐 아니라 소식이 뜸한 지인들의 소식도 SNS를 통해서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때마다 혹시 내 마음에 흔들림이 있다면 적정 수준의 삶과 함께 한 번쯤 생각해 볼 경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