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깨 위 고양이 , 밥'을 보고
살면서 한 가지 이상 중독이란 것이 빠질 때가 있다. 약물 중독, 도박 중독 등 인생에 많은 위해를 끼치는 중독부터 게임 중독, 쇼핑 중독, 카페인 중독 등 조금씩 내 삶에 영향을 미치는 중독들도 있다. 중독이란 말은 독성 가운데 있다는 뜻이다. 독성 가운데 있다 보니 삶이 온전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온전하지 않은 세상에서 조금은 벗어나기 위해 중독을 택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처음부터 중독에 빠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처음에는 마치 혀 끝으로 살짝 소금을 맛보는 정도였을 것이다. 혀 끝에서 느껴지는 처음 느낌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지만 뭔가 새로운 느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새로운 맛에 대한 호기심이 발전하다 보면 소금 없이는 음식의 맛을 느끼지 못하는 단계가 오게 된다. 그리고 어느 기회에 그 소금이 나에게 해로운 것임을 알게 되고 끊어야 함을 알게 되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최근 나에게도 몇 가지 중독이 있는 듯하다. 회사에서 하루를 지내다 보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온몸에 긴장감이 쌓이게 된다. 그러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면 그 긴장감이 온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각 신경들을 자극한다. 그렇게 하루 종일 쌓여 있던 긴장감은 한 번에 해소되지 않는다. 평온한 저녁을 맞이 하고 싶은 나는 퇴근 후 집에서 샤워를 마치고 한 잔의 술을 따른다. 맥주, 양주, 사케, 와인 등 소주를 제외하고는 번갈아가며 즐기는 편이다. 한잔의 술은 내 긴장감을 해소해 준다. 마치 새찬 눈보라를 뚫고 집에 와서 따뜻한 코코아 한잔으로 몸을 녹이는 기분이다. 그렇게 시작한 습관이 잘 절제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마치 뻐꾸기시계처럼 퇴근하고 나면 한 잔의 술이 생각이 나는 것이다.
또 하나의 중독은 스마트폰 중독이다. 이 녀석은 참으로 고약하다. 시간을 따지지 않고 아무 때나 달려드니 말이다. 아침저녁 가릴 것 없이 스마트폰은 항상 내 주위 1m 안에 있다. 스마트 폰을 열면 1~2시간은 심심하지 않게 금방 지나간다. 오래전에는 페이스북, 그 이후에는 인스타그램으로 주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유튜브를 보게 되었고 최근 틱톡을 하다 보니 정말 언제 이렇게 시간이 지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빠르게 시간이 흐른다. 특히 잘 시간에 유튜브나 틱톡을 켜게 되면 잠잘 시간을 놓치기 일쑤다. 그래서 늦잠을 자게 되고, 다음 날 늦게 잠에서 깨고 피곤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하루의 리듬마저 깨지게 된다.
중독이라 할 수는 없지만, 일찍 회사에서 조금 일찍 퇴근한 날에는 영화 한 편씩을 보고 자는 편이다. 최근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이라는 영화를 봤다. 주인공이 길 고양이 한 마리를 만나서 조금씩 인생이 바뀌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약물에 중독이 되어 있었다. 그는 고양이 밥을 만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면서 약물을 완전히 끊을 것을 결심했다. 그 결심과 약물을 완전히 끊어 내는 과정이 영화에 묘사된다. 처음 보는 광경이라 당황스럽기도 했다. 약물을 서서히 줄이는 것이 아닌 완벽하게 끊는 과정이 영화를 보는 내게도 전해져 매우 고통스러워 보였기 때문이다. 영상만으로도 그 과정이 매우 힘들어 보이는데 실제는 훨씬 더 힘든 과정이라 생각이 들면서 '중독'이란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힘든 현실을 살다 보면 잠시 도피하거나 조금은 그 어려움을 잊고 싶을 때가 있다. 그때 운동이나 명상처럼 좋은 쪽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반대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술이나 담배 그리고 게임으로 빠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가끔씩 하는 것을 중독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중독에 빠지고 독성 가운데 있는 것만큼이나 거기서 헤어 나오는 것도 매우 힘든 것을 기억한다면, 쉽게 중독에 빠지는 무언가를 접할 때부터 한 번 더 고민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퇴근 후 마시는 술 한 잔 후 소파에 누워 스마트 폰을 켜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루를 열심히 산 나에 대한 보상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술 한잔이 안주를 부르고 그로 인해 체중이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저녁시간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보다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더 늘고 있다. 조금은 다른 접근법을 생각해 봐야겠다. 퇴근 후 긴장을 풀 수 있는 조금은 더 건강한 방법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