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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용기 Sep 29. 2022

마음 스트레칭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몸의 변화 중 하나는 매일 아침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 전날 운동을 해서 가뿐한 몸상태를 유지했더라도, 자고 일어나면 몸은 다시 굳어있기 마련이다. 매일 아침마다 스트레칭을 해 주지 않으면 하루 종일 찌뿌둥한 상태로 지내야 한다. 온전한 몸 상태로 돌아오기 위해 나는 아침마다 50분 정도 수영을 하고, 15분 정도 폼롤러를 활용하여 스트레칭을 한다. 이 정도는 해 주어야 굳었던 몸이 펴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운동과 스트레칭을 해 주지 않으면 몸은 점점 굳어지고 어느 순간엔 통증이 찾아와 정형외과 신세까지 져야 한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나이가 들면서, 어쩌면 나이 마흔을 넘어가면서부터는 몸이  하루가 다르게 굳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학창 시절 체육시간에 이해 안 되었던 것이 바로 운동 전 스트레칭이었다. 스트레칭을 하더라도 몸 상태가 달라진다거나 하는 것을 전혀 느끼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체육 선생님께서 운동 전 스트레칭을 강조하는 이유가 이해되지 않았다. 아마도 그 나이 때에는 최소한의 유연함이 유지되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몸이 굳어 스트레칭할 때마다 근육이 찢어질 것 같은 자극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이제는 스트레칭을 하지 않고 운동을 하게 되면 종종 부상을 얻곤 한다. 


 최근 고민 중 하나가 나의 마음 상태다. 특히 나와 다른 의견에 대처하는 방법을 익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그런 상황에서 불만이 쌓이기도 하고, 어떤 상황에서는 스스로 인지하기도 전에 화부터 내는 경우도 생겨서다. 그럴 땐, 상대방과의 관계에도 균열이 생기지만 나 스스로에게도 실망하게 되어 정신 건강에 매우 해롭다. 특히나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은데, 그때마다 마음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스트레스로 인해 스스로 무너지는 경험을 한 적도 많아 고민이 깊다. 


 몸처럼 마음도 매일 스트레칭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제까지 유지되었던 행복한 마음 상태가 오늘에는 우울로 바뀔 수도 있다. 이처럼 마음은 쉽게 변한다. 매일 아침마다 마음 스트레칭을 해 주지 않으면 우리 마음도 몸처럼 조금씩 굳어져 간다. 오랜 기간 마음 스트레칭을 해 주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어느새 속 좁은 사람이 되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작은 일에도 쉽게 감정을 드러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아침저녁으로 마음 스트레칭을 루틴처럼 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마음 스트레칭은 전 날 저녁부터가 중요하다. 그날 하루를 마치고 가능하면 일기를 쓰려고 노력한다. 일기에는 그날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기록한 후, 그날의 고민들을 적기 시작한다. 직장 동료들과 관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그 사건에 대해 적고 앞으로는 어떻게 대처할지 한 번 적어본다. 물론 아직 실천에 옮기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뭔가 시도할 방법이 생각난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잠에 든다. 이렇게 글로 적으면 머릿속에서 생각이 맴돌면서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글로 적으면서 머릿속에 고민들을 노트 위에 털어놓는 것이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는 기분 좋은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된다면, 한 두 장이라도 내 마음을 넓혀 줄 수 있는 책을 읽는다. 나는 아침마다 종교 서적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그 안에 용서하고 사랑하라는 말씀을 들으면서 다시 한번 나를 되돌아보고 마음 가짐을 다 잡는다. 물론 하루아침에 행동과 마음이 변화되지는 않지만, 이런 습관이 계속되면 점점 굳어가는 내 마음을 넓혀주는 데는 큰 도움이 된다. 이렇게 마음을 미리 넓혀 놓으면 조금 더 여유로운 마음이 생기고 작은 일에 화를 내는 일이 줄어든다.   

 

어떤 작가는 말했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마음을 유지해야 한다고. 내 생각과 말이 내 마음대로 나오지 않을 때는 스스로를 한 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작은 일에 흥분하는 것 같다고 느낄 때는 좁아져 있는 마음을 넓힐 때라고 생각해야 한다. 나의 마음 상태를 점검하고 마음 스트레칭을 통해 미리 여유를 확보해 놓아야 한다. 그리고 매일의 습관처럼 마음 스트레칭을 한다면 언젠간 마음도 발레리나와 같은 유연함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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