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을 때, 문득 드래곤볼 만화에서나 나오는 시간에 방에 들어가고 싶을 때가 있다.
하루가 일년 같은 그곳에서 시간을 벌며 하루 동안 더 많은 일을 하며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런 시간의 방은 없기에 나는 다른 방법을 찾아내었다. 바로 지루한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다. 길가에 핀 개나리를 오래동안 쳐다본다거나 아이들을 어린이 집에 보내지 않고 하루 종일 같이 지내며 아이들이 느릿느릿 맞춰가는 퍼즐을 지켜보거나 나에게는 이미 흥미가 없어진 블럭놀이를 함께 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평소에 미뤄두었던 두껍고도 난해하고 거기다가 재미없기까지한 철학책을 꺼내어 보는 것이다.
이렇게 지루한 것들을 하루종일 하고나면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아침부터 계획표를 짜놓고 하루종일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바쁘게 많은 일을 한 날보다, 이렇게 지루한 일들을 하는 날이 마치 시간의 방에 들어간 것처럼 하루를 더 길게 느껴지게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더 신기한 것은 그 지루한 날이 잠잘때 뒤돌아 생각해보면 바쁘게 지낸 날보다 더 의미있고 알찬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난 지금도 시간에 쫒기며 하루하루를 보낼때가 많이 있다. 그럴때마다 잠시 브레이크를 밟고 지루한 일들을 찾아 나선다. 하루가 얼마나 긴지를 느끼기 위해 그리고 빨리 가봐야 빨리 하늘나라 가는 것 밖에는 없는 인생이기에 차라리 내가 사랑하는 것들과 지금 현재을 누리며 조금이라도 더디가기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