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에 업무 마치기
일을 서두르지 않고 여유 있게 일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지혜와 조치가 필요하다. 그중에서 여유를 가지고 일하기 위해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하루 업무를 오후 5시에는 마치는 것이다.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을 한다. 그래서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오후 6시까지 일을 마치려고 한다. 그런데 직장에서 일을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일에는 끝이 없다. 내가 6시에 일을 마치고 퇴근을 하려고 해도 5시 40분에 뜬금없이 급한 업무 요청 메일이 올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본인의 의도와는 달리 퇴근 시간이 점점 뒤로 밀려나게 된다.
그런데 오후 5시까지 그 날 할 일을 마치고, 그 날 한 일을 점검하고 내일 할 일을 계획한다면 보다 더 여유롭게 일을 마칠 수 가 있다. 또한 한 시간의 여유가 있으므로 5시 이후에 갑자기 날라오는 이메일 업무 요청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6시까지 전력을 다해 일을 하다 보면, 막상 일을 마치고 집에 갈 때 모든 기운이 다 빠져 저녁 시간에 아무것도 못할 수가 있는데, 이렇게 5시부터 6시까지 한 시간이라도 여유를 가지면 집에 가서도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것은 일을 마무리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잘 정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5시까지 일을 마치라고 하면, 혹시 1시간 일을 적게 하고 게으름을 피우라고 권하는 것 아니냐며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실제 해보면 그렇지 않다. 사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일은 끝이 없다. 심지어 당신이 회사를 떠난다 할 지라도 퇴직 후 최소 한 달 정도 계속 연락을 받을 정도로 하루에 모든 일을 완벽하게 마무리 짓는다는 것은 현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그 날 할 일을 모두 마무리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잘 정리하는 것이다.
나는 군대에서 복무하던 시절 선임 한 명이 해 준 이야기를 잊지 못한다. 추운 겨울날 밤새 눈이 엄청 많이 내렸다. 그 다음 날 아침부터 우리 부대원들은 그 눈을 치우기 위해 하루 종일 삽을 들었다. 하지만 워낙 눈이 많이 내려 그 날 눈을 다 치우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게 아침부터 눈을 치우고 있는데, 저녁식사 1시간 전에 선임 한 명이 지시를 내렸다. “지금부터는 눈을 치우지 말고 정리만 한다.” 사실 그때까지 대부분의 부대원들은 눈을 치우는데 몰입하느라 눈이 한 곳으로 정리가 안 되어 있었고 사방으로 흩어져 있었다. 우리는 선임의 명령대로 눈을 한쪽으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녁 식사 시간이 될 때쯤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펴보니 눈이 여기저기 어질러져 있던 1시간 전과 달리 깨끗하게 정리된 모습이 보였다. 그때 선임이 한 마디 하였다. “아무리 눈을 많이 치워도 최종 정리를 안 해놓으면 윗사람이 눈을 안 치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눈을 많이 치우는 것보다 마지막에 정리를 잘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렇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을 매일 하늘에서 내리는 끝이 보이지 않는 눈을 치우고 있다. 그럴 때 중요한 것은 바로 일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닌 뒷정리를 잘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일반적으로 하루를 마감하는 1시간 전이면 충분하다. 나는 일할 때 일을 1시간 빨리 마치고 농땡이 피우자는 말을 한 것이 아니다. 일을 제대로 마무리 짓기 위해 마지막 1시간을 염두 해 두자고 하는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마지막 1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일을 마무리할 때 우리는 그 날 회사 업무를 잘 정리하고 마무리할 수 있으며, 일을 마치고 퇴근 후 피로하지 않고 보다 역동적으로 삶을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