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태스킹은 이제 그만

by 노용기

워낙 현대인들은 시간에 쫓기고 바쁘다 보니, 멀티 태스킹(Multi-tasking을 해서라도 효과적으로 하루를 보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점심시간도 아끼기 위해 샌드위치를 먹어가며 컴퓨터로 일을 하기도 하고, 듀얼 모니터라고 해서 모니터 두대를 또는 그 이상을 설치 해 놓고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려고 한다.


사실 멀티태스킹은 진보된 기술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멀티태스킹은 인간이 아닌 동물들이 주로 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동물의 왕국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밀림의 다양한 동물들이 나온다. 그중에 죽은 동물이 등장할 때마다 까마귀 떼들이 나온다. 이 까마귀들을 죽은 동물의 시체를 먹으면서 한 시도 먹는 것에 집중하지 못한다. 먹이를 먹으면서 계속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갑자기 자신을 잡아먹는 포식자가 덮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까마귀뿐 아니라 대부분의 동물들이 한 가지에 집중을 하지 못한다. 그들을 잠을 자거나 짝짓기를 할 때도 항상 주변 경계를 한다. 멀티태스킹이 동물들에게는 일상인 셈이다.


여유 있게 일하기 위해 멀티태스킹을 지양하자고 말한 이유는 앞서 잠깐 얘기한 대로 집중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집중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결과물을 얻기 힘들며, 그 경우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시간을 낭비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멀티태스킹은 아마도 전화받으면서 문서를 작성하는 일이 아닌가 싶다. 한창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데, 전화가 오면 수화기를 어깨에 걸치고 통화를 하면서 문자 작성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전화를 받으면서 문서 작성을 하다 보면 제대로 문서 작성하기가 어렵다. 대게 전화를 끊고, 전화받기 전까지 입력한 곳을 다시 검토한 후 재입력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결국 만족스러운 결과물도 얻지 못한 채 시간만 더 쓰게 된다.


실제로 컴퓨터에서 몇 가지 작업을 돌려 보아도 동시간에 두 가지 일을 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알게 된다. 대충 보면 컴퓨터에서 몇 가지 작업을 동시에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작업 시간을 들여다보면 작업의 수가 증가할수록 소요시간도 점점 늘어나는 것을 보게 된다. 실제 우리가 하는 일들도 이처럼 멀티태스킹을 통해 두 가지 이상의 일을 한 번에 하는 것이 가능한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각각의 일을 아주 짧은 시간 단위로 끊어서 나누어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렇게 일을 하다 보면 마음만 조급해져서 여유를 잃게 된다.


그래서 가능한 중요한 일을 할 때는 다음의 몇 가지를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로 아웃룩 이메일 연결 상태를 끊어 놓거나 자동이 아닌 내가 원할 때 이메일 수신 내용을 갱신할 수 있도록 수동으로 이메일을 설정 해 놓는 것이다. 두 번째로 내선 전화기 수신 음량을 음소거로 바꾸고, 스마트폰 수신 설정을 무음으로 바꾸고, 전화가 올 때 진동이 울리지 않도록 설정 해 놓는 것이다. 세 번째로 회사 내 비어있는 작은 회의실에서 업무를 보는 것이다. 이 세 가지의 실행사항들이 각자의 회사의 분위기에 따라 모두 가능하지는 않겠으나 일부 가능한 것들을 실행하면 멀티태스킹을 하는 것보다 업무에 더 많이 집중할 수 있으며, 보다 짧은 시간에 일을 완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서적: 한병철, <피로사회>, 문학과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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