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순간들이 왜 더 선명할까

by 박하린

아이를 키우다 보면

사라지는 순간들이 유난히 또렷하게 남는다.


처음 뒤집던 날의 작은 숨소리,

손가락을 꼭 쥐어오던 온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던 새벽의 울음.


녹음도 사진도 제대로 남겨두지 못했는데

이상하게 마음속에서는 가장 선명하다.


사라져간 순간을 붙잡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그때의 나를 떠올리며 웃고 울곤 한다.


아마도 부모가 된다는 건

지나가는 순간을 애써 품어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내 마음은,

사라지는 순간들을 통해 더욱 단단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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