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극장
" 쌤, 커피 한 잔 할래요? "
창문 밖에 비친 사람들의 일상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니, 동료쌤이 다가와서 말했다. 커피라는 말을 막상 들으니 달콤씁슬한 맛이 혀 끝에 맴돌아 얼른 한 입하고 싶어졌다. 건강을 위해 아메리카노를 먹고 있었지만 고민할 필요도 없이 아바라를 시켰다.
당장이라도 문을 닫을 것 같은 모양새를 하던 보스는 어느정도는 버텨볼 요량인 것 같았다. 생계 걱정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고 출근하니 보스는 늘 하던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말하는 걸 들어보니 연말까지는 끌고 갈 생각인 것 같았다. ( 언제 말이 바뀌어도 이상하지 않을 사람이지만 ) 약간의 안도감이 들었지만 어차피 치를 일이 몇 개월 뒤로 미뤄졌을 뿐이라는 생각에 목구멍까지 답답함이 차 올랐다.
단비 같은 커피를 마시며 동료쌤과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직장동료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친분도 있었기에 평소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는 사이였다. 직장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터진 물꼬 끝에는 생각지도 못한 제안이 있었다.
" 대표가 언제 문을 닫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나가서 내꺼 차릴 생각이에요. 같이 해볼래요? "
보스는 자리만 대표일뿐이지 실질적인 경영과 전반적인 운영은 모두 이 분이 하고 계셨다. 이 쌤이 나가고 나면 회사는 사실상 경영이 중단될 것이다. 씽크탱크가 나가는 것이기에. 나는 평소에 딱 월급만큼만 일하고 시키는대로 하고 열성적인 워커도 아니었기에 이런 제안 받을 것인지는 상상도 못했다. 전혀 예상치 못했기에 어버버 거리다가 사무실로 다시 들어왔다.
윙윙 거리는 머릿속을 달래며 업무를 처리하고 집으로 갈 시간. 복잡한 소리를 잠재워야 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하천을 따라 걷기로했다.
1. 이 길의 미래에 자신이 없다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방향을 틀어야 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어느 쪽으로 준비해야할지 아직 모른다. 일단 시작해야할까?
2. 그 선생님의 제안을 받아 동종업계의 일을 이어나간다. 생계걱정은 없어질 것이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있을 것이다. 생계부터 해결하는 게 우선일까?
어떻게 하는게 최선일까, 어떻게 하는게 최악을 피하는 선택일까? 생계를 해결하면서 미래를 위한 준비도 병행하는 것이 가장 정답에 가까울 것이다. 나는 길을 잘 찾고 멈추지 않고 나아가 고단한 비주류의 삶을 벗어날 수 있을까?
같은 고민을 해보신 적 있으실까요? 그 고민 끝에 무엇이 남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