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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정 Aug 13. 2023

뭐라도 해야 뭐라도 생긴다

일단 움직여야 한다

얼마전에 취재 때문에 박서보 작가 전시를 보러 갔었다. 이게 수요일, 금요일 2시에만 열리는데 무료다. 단 10명만 예약할 수 있기 때문에 (동반1인 가능) 40초 컷으로 예약이 끝난다. 내가 그 40초 안에 들다니. 나는 거의 10초만에 예약을 마쳤다. 내 자신 칭찬해.


이곳은 박서보 작가의 집이자 갤러리이기 때문에 오로지 도슨트 투어로만 진행된다. 이때는 무슨 날이었는지 어떤 무리가 같이 예약을 한 모양인데 도슨트를 듣지도 않고 따로 몰려다니면서 시끄럽게 떠들었다. 아니 40초 컷으로 끝나는 예약을 다같이 해서는 이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다니 이해가 안갔다. 


왜 온거야 정말. 예의 없네.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결국 참다 못한 도슨트가 조용히 하라고 말했다. 이따가 자유시간을 주겠노라며. 


오로지 도슨트 투어로만 진행되는 무료 전시에 와서 왜 저렇게 개념없이 구는 걸까. 하고 신경이 쓰였다. 그럴수록 도슨트에게 더 잘 듣고 있다는 표시를 해주었다. 열심히 설명해주는 그녀에 대한 예의였다. 그녀는 정말 열정적으로 설명을 해주었다. 


박서보 작가는 70세가 넘었는데도 자기 자신의 틀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끊임없이 해내갔다. 다른 사람들이 말려도 말이다. 그런 점이 나에게 와닿았다. 맞아. 누가 뭐라고 해도 내 갈길을 가면되지. 뭐라도 해야 뭐라도 생긴다. 어떤일이든 생기게 된다. 기회가 온다. 발전을 할 수 있다. 


계속해서 너무 쳐져 있다보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만 흘려보내는 자신에게 조금 실망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이런 좋은 전시에 와서 좋은 영감을 받고 가게 되니까 너무 좋았다. 이건 평일에 시간이 되는 프리랜서나 볼 수 있는 전시다. 그래서 뭔가 더 귀하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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