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분만을 선택하게 된 계기
[강의 안내]
오늘부터 '엄마학교'의 2교시 수업을 시작합니다.
그 두 번째 시간으로,
수많은 출산의 공포 속에서
나만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법을 알아봅니다.
임신 중기, 나는 생후 3개월까지의 과정을 공부하며 나만의 기준을 세워 나갔다.
만약 스스로 공부하지 않았다면, 나 역시 커뮤니티의 투표창 앞에서 '결정 장애'를 겪고 있었을지 모른다. "제왕절개가 편하다", "자연분만의 회복이 빠르다" 등 알고리즘이 띄워주는 무수한 타인의 후기들은 오히려 나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 뿐이었다.
알고리즘은 편리하지만, 내 선택에 책임을 대신 져주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의 후일담은 결코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없기에, 화면 너머의 목소리에 기댈수록 불안은 커져만 갔다.
선불 고통인가, 후불 고통인가.
흔히 출산을 두고 이렇게 비유하곤 하지만,
나는 고민 끝에 '자연분만'이라는 선불제를 택했다.
우선, 인간의 고통 중 정점이라는 그 순간을 내 몸으로 온전히 통과해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있었다. 지옥보다는 힘들지 않겠지라는 생각으로, 그 고통을 내가 어디까지 견뎌낼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묻고 싶었다.
여기에 현실적인 이유도 더해졌다. 수술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과 켈로이드 체질 때문에 배에 남을 흉터가 걱정됐다. 무엇보다 인류가 구석기, 신석기 때부터 대대로 이어온 이 방식이 나에게는 가장 안전하고 믿음직하게 느껴졌다.
회복이 빠르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아기를 낳자마자 내 눈으로 확인하고, 되도록 빨리 모유 수유를 해주고 싶다는 바람은 자연분만을 선택하는 데 힘을 실어주었다.
무통 주사도 리스트에서 지웠다.
책을 통해 본 무통 주사는 장점만큼이나 단점도 명확해서 나에게 맞지 않는 지점이 분명했다. 효과의 개인차, 분만 과정의 변수, 그리고 그해 커뮤니티와 뉴스에 오르내리던 사고 소식까지.
알 수 없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고통을 받아들이는 쪽을 택하고 싶었다. 온전히 느끼며 아기를 맞이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응급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나는 최대한 나의 의지로 출산하고 싶었다.
출산법을 고민하며 세운 기준은 자연스럽게 육아의 기준으로 이어졌다.
누군가의 추천이나 알고리즘의 기준이 아니라, 나만의 필터를 갖게 된 것이다.
인류 대대로 이어온 방식인가?
역사와 전통성이 있는가?
유행인가, 아니면 나의 가치관인가?
내 기준으로 선택하면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나에게 필요한 것만 걸러낼 수 있다. 결국 내 선택을 지지하는 정보들만 모이게 되고, 출산에 대한 두려움도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누구보다 나 자신을 믿고 갈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되었다.
출산법을 정하며, 나는 앞으로 마주할 수많은 '엄마의 판단'을 이제 막 시작하고 있었다.
[엄마학교 수업 일지]
● 이번 시간에 알게 된 것
출산은 타인의 조언이 아니라,
내가 결정하고 책임지는 과정입니다.
● 다음 수업 예고
세종대왕에게는 국민 육아템이 없었다
매주 화,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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