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나는, 내가 편의점 일을 시작한 의도는 조금씩 용돈을 버는 것이었다. 달에 4-50이면 충분할 줄 알았다만, 돈은 벌면 벌 수록 나가야 하는 데도 많아진다. 그걸 절실히 느꼈다, 평일에 일하는 일정으로 다른 편의점까지 하고서.
편의점을 하나 더 늘려서 원래 근무 시간의 두 배를 일하게 만든 것은 단순히 '돈이 더 필요해서'가 아니다. 여러 사정이 있었고, 나는 그저 혼자 살아남아야 했다. 나는 손을 벌릴 수가 없게 되었다.
열심히 공고를 보고, 연락을 넣고, 면접을 봤다. 다행히도 나에게 일을 맡겨준 지금의 평일 편의점이 나를 뽑아주었다.
평일 편의점은 원래 일하던 곳 보다 아르바이트생들이 가게를 보는 비중이 컸다. 여러 사람의 손을 타는 가게여서 그런지 인수인계 체계가 잡혀있었다. 주말 편의점에서는 앉아서 가게를 보고, 물건을 채우면 할 일이 거의 끝났지만, 평일 편의점은 좀 더 확인하고, 챙겨야 할 게 많았다. 아얘 인수인계 노트가 있어서 거기다가 그날 폐기인 것들, 냉장고나 냉동고, 온수기 같은 기물의 온도까지 적는다. 모두가 알아야 하는 내용은 거기 다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다들 그 노트를 통해 여러 내용을 전달받는다.
처음에는 노트를 쓰는 게 조금 어색하고, 귀찮기도 했지만 이게 여러 번 이야기하고, 전달 중에 내용이 와전되는 것을 많이 막아주는 듯하다. 특히 사장님 전달사항 같이 중요한 내용을 전하기 위해 이야기해야 하는 걸 줄여주는 게 일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많이 줄여준다.
평일 편의점을 하게 되면서 매일 아침마다 물류를 받고 있다. 주말 편의점에서는 대타 뛸 때나 받아보던 걸 매번 받고 있다가 보니 이제는 물류 받는 게 재미있다. 요새는 어떤 음식이 유행을 하는지, 또 어떤 게 나오는지 알 수 있는 경로이다. 유행에 딱히 관심을 쏟지 않다가 보니 이게 나에게 최신 소식을 전해주는 유일한 연락이다.
또한 새로운 곳에서 일하며 새로운 사람들을 마주하다가 보니, 나는 정말 편의점 일이 천직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온다. 일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이야기를 듣고, 여러 사람의 필요한 것들을 충족시키다가 보니, 나는 편의점과 한 몸이 되어가는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도 나의 편의점이 지친 일상에 안식처가 되어주길 바라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 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