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 요한과 예수

by We Young

어느 날 세례 요한이 세례를 베풀고 있었을 때였다. 군중 속에서 한 청년이 걸어 나오는데 세례 요한은 직감적으로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세례 요한의 눈에 영적인 현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 줄기 빛이 하늘로부터 내려오더니 그 빛이 비둘기가 날아서 앉듯이 그 청년의 위에 머물렀다.

청년이 다가와 세례를 받으려 하자 세례 요한이 말리며 말했다.

“어찌 하늘이 보내신 자가 저에게 세례를 받으려 하십니까? 제가 오히려 당신에게서 세례를 받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러자 청년이 말하였다.

“아니요. 지금은 나의 말대로 합시다. 우리가 이와같이 하여 모든 의를 이루는 것이 옳은 일이요.”

세례 요한이 청년의 말을 따라 세례를 베풀었다. 모든 것을 마치고 세례 요한이 청년을 장막 안으로 모시었다.

이날 있었던 일이 금세 소문이 돌았다.

“이보게, 그게 무슨 말인가? 하늘이 보내신 사람이 요한 선생에게 왔다는 말이?”

“아 글쎄. 나사렛에서 어떤 청년이 왔는데, 요한 선생이 보자마자 놀라더니 하늘이 보내신 사람이라고 하며 그 청년 앞에서 쩔쩔매더랍니다.”

“그래? 혹시 그 사람이 요한 선생이 전에 항상 말하던 그분 아닌가?”

“누구 말씀인가요?”

“일전에 요한 선생이 말하길 자기는 물로 세례를 주지만, 뒤에 오실 분은 요한 선생보다 훨씬 능력이 많아서 성령과 불로 세례를 줄 거라 했네.”

“아하 그분이요?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나저나 그 청년의 이름이 뭐라고 하던가?”

“나사렛에서 온 예수라 하더이다.”

세례 요한이 이끄는 무리 속에서 예수도 함께 생활했다.

세례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가 어떤 인물인지 궁금하여 세례 요한에게 물었다.

“선생님, 나사렛에서 온 저 예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입니까?”

그러자 세례 요한이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내가 그에게 세례를 베풀 때 하늘로부터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며, 내가 기뻐하는 아들이다.’라는 소리를 들었다.”

세례 요한의 제자들은 스승의 말에 놀라며 깊은 생각에 빠졌다.

‘저 말은 예수가 하늘이 보내신다는 메시아라는 말 아닌가?’

세례 요한의 말에 그의 제자 중의 하나인 안드레가 예수를 따르기 시작했다.

“요한 도련님!”

어느 날 세례 요한의 고향 집에서 일하는 종 하나가 세례 요한에게 달려왔다.

“아니, 네가 어인 일이냐? 집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느냐?”

“지금 사가랴 제사장님께서 위독하여 사경을 헤매고 계십니다. 빨리 가 보셔야겠습니다.”

세례 요한은 종이 끌고 온 노새를 타고는 수 시간을 달려서 집에 도착했다.

이미 일가친척들이 다 모여서 사가랴의 임종을 지키고 있었다. 사가랴는 누워서 숨을 거칠게 쉬면서 금세 숨을 거둘 것 같은 순간이었다.

“아버지!”

세례 요한이 달려와 아버지의 곁에 무릎을 꿇었다. 사가랴는 희미하게 눈을 뜨고는 거친 숨을 쉬며 천천히 한마디씩 말을 했다.

“...요한아…”

“네, 말씀하세요.”

세례 요한이 아버지의 입가에 귀를 갖다 댔다. 더는 힘이 없었던 사가랴는 들릴 듯 말 듯한 희미한 소리로 아들 요한의 귀에 마지막 말을 남겼다.

“예수…예수…”

그렇게 예수라는 이름을 두 번 부르고는 눈을 감았다.

세례 요한은 순간 너무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분명 예수라고 하지 않았던가? 아버지가 예수를 알고 있었던가? 아니면 다른 사람을 말하는 것인가?’

세례 요한은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는 동안 아버지의 그 마지막 말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장례를 다 치르고 난 후 어머니 엘리사벳에게 물었다.

“어머니, 어머니는 예수라는 이름의 사람을 아시나요?”

엘리사벳은 예수라는 말에 깜짝 놀랐지만 이내 표정을 가다듬고는 대답했다.

“예수? 예수라는 이름이 한둘이더냐? 무슨 일 때문에 그러느냐?”

“그게…아버지께서 임종하시면서 저의 귀에 대고 예수라는 이름을 두 번이나 되뇌셨습니다.”

“그…그래? 나는 예수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구나.”

세례 요한은 흔들리는 엘리사벳의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

‘어머니가 분명 무언가 숨기고 계시는구나.’

엘리사벳은 더 이상 말을 하고 싶지 않아서 일어나 자리를 피해 버렸다.

세례 요한은 은밀히 수소문하여 오래전부터 집에서 일하던 종 하나를 찾아냈다.

“자네가 우리 집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들었네. 나에게 오늘 자세히 알려주면 은 3냥을 줄 것이네.”

“아이고 황송하옵니다요. 물어보시는 대로 소상히 답하여 드리겠습니다요.”

‘혹시 아버지께서 예수라는 이름을 말씀하신 적이 있는가?”

“네, 꽤 오래전이었습니다요. 그때가 유월절 기간이었는데, 사가랴 제사장님께서 예수라는 도련님이 예루살렘 성전에 있으니 모셔 오라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요.”

“그래? 그런데 왜 모셔 오지 않았나?”

“제가 집을 나서려 할 때 엘리사벳 마님이 보따리를 하나 주시면서 말씀하시길, ‘그 보따리를 예수의 엄마 마리아에게 갖다주고 예수는 데려오지 말라.’라고 하셨습니다요. 그런데 막상 성전 앞에 가보니 예수 도련님만 홀로 있었고 그의 어머니는 이미 나사렛을 향해 떠났다 하였습니다요. 그래서 제가 말을 타고 달려가서 무리 중에 그의 어머니를 찾아서 보따리를 주고는 돌아왔습니다요.”

“그래? 그 보따리가 무엇이었나?”

“사실 제가 처음에는 그 보따리가 무엇인지 몰랐는데, 마리아께서 열어보시니 주화가 잔뜩 있었고 서판 하나가 있었는데 거기에 뭐라 적혀 있었습니다요.”

“뭐라고 적혀 있었던가?”

“그게 제가 글을 몰라서 내용은 모르겠는데, 마리아께서 대성통곡을 하시면서 어린 예수를 찾으러 가야 한다고 하신 걸 보면 아마도 예수 도련님을 데려가라고 적혀있었던 것 같았습니다요.”

세례 요한은 이 일련의 사건을 들으면서 어찌하여 어머니 엘리사벳은 예수를 집에 들이지 않으려 하였고 왜 지금도 숨기려 하였는지 더욱 궁금해졌다.

“자네는 그 마리아라는 여인이 누구인지 들어보았는가?”

“그 당시 여종들이 말하길 엘리사벳 마님과 마리아 여인과는 사촌지간이라고 했습니다요.”

“뭐라? 남도 아닌 친척이었다고?”

“네, 그러하옵니다요. 사실 마리아께서는 요한 도련님이 태어나기 몇 달 전에 이 집에 오셨다가 요한 도련님이 태어나시고 얼마 후에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요.”

“그렇다면 두 분이 아주 가까운 사이였다는 말인가?”

“네, 그런가 봅니다요. 그런데…”

“그런데 또 뭔가? 말하기 곤란한 것이 있나?”

“그것이…”

“대답해 보게. 자네의 안전은 내가 책임질 터이니.”

“그것이 말입니다요. 그 당시에 마리아 여인에 대해 좋지 않은 소문이 돌았었나 봅니다요.”

“그래? 어떤 소문 말인가?”

“마리아 여인이 이 집에 들어오고 얼마 있지 않아서 임신한 듯이 배가 나와 다들 말이 많았답니다요. 왜냐면 그 마리아 여인이 당시에 정혼 상태였고 남자는 멀리 갈릴리에 있었으니까요. 처녀가 아이를 가졌다는 소문이 퍼졌고, 배 속의 아이가 누구의 아이인지 수군덕거렸다고 합니다요. 그것 때문이었는지 어느 날 보따리 하나 들고는 집을 나갔다고 합니다요. 아마 그때 가진 아이가 그 예수 도련님이었던 것 같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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