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상처가 되는 관계가 있다. 그 관계를 지속하다 보면 한 번씩 ‘내가 이렇게 아픈데 이 관계를 붙잡는 게 맞을까?’ 하는 회의감이 드는 날이 온다. 여기서 모든 관계에 최선을 다하는 이들은 사이가 멀어지는 것이 더 불안해 자신의 아픔에 다른 이유를 붙인다. 봄이면 환절기라 건조해서, 여름엔 더위 때문에 예민해서라며. 가을이면 계절을 타서, 겨울엔 추워져서 아픈 거라며. 그 관계로부터 오는 고통을 애써 외면한 채 그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어 나간다.
그러나 나를 소모해 가며 붙잡은 관계는 결국 나를 갉아먹는다. 단지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에. 내 곁에 있던 사람이 떠나가는 게 두려워 붙잡았지만, 그 관계는 결과론적으로 같은 상처가 반복된다. 나만 더 복잡해지고 망가질 뿐이다. 그러니 나에게 있어 상처만 남는 관계는 끊어낼 수 있기를. 나는 누구에게든 함부로 대해질 사람이 아니므로. 그들이 아니어도 세상에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은 많기에. 고통을 감수해 가면서까지 그 관계에 나를 소모하지 않기를. 나는 나를 보석으로 봐주는 사람들 사이에서 웃을 자격이 있는 귀한 사람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