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철이 일찍 든 인생들에게
유독 철이 일찍 드는 사람들이 있다. 굳이 겪지 않아도 되었을 상처까지 모두 감내해낸 사람들. 어려서부터 어른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 즉 살아냄의 깊이가 다른 사람들. 이들을 보며 사유한다. 겉은 정말 어른처럼 의젓한 모습일지라도, 분명히 마음 깊숙한 어딘가엔 어린아이가 울고 있을 것이라고. 어른이 되어 가며 점차 느끼게 되었다. 아무리 생각이 깊고 성숙한 사람이어도 뼛속까지 어른일 순 없다는 것을. 철이 든다는 건, 어쩌면 겉으로 드러나던 어린아이를 안으로 숨겨버리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숨어버린 어리고 여린 이들이여.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내었을 치열한 마음들이여. 무릇 철이 든다는 건 철을 드는 것과 같다는 것을 나는 안다. 날이 갈 수록 신경써야 할 것들이 하나 둘 많아지고, 그로써 무거운 고민들을 안고서 살아내는 것임을 안다. 철든 이의 삶이란 철들기 전엔 몰랐던 것들이, 마냥 좋았던 것들이 슬 달라보이기 시작하는 것. 앎으로 인해 보이는 현실에 치이는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우리 여기서 약속하기로 한다. 당신이 아무리 어른스럽더라도, 삶에 치여 헤집어진 마음은 들여다 봐주기로. 아이가 울고 있을 땐 혼자 두지 않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