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냐? 나도 아프다.

소화불량

by 강연우


몇 해 전,
늦은 퇴근과 밤늦은 식사,
그리고 견디다 못한 스트레스가
몸을 고장 내고 말았다.


뱃속이 늘 더부룩하고 불편했는데
'괜찮아지겠지...' 하며 미루다가

급기야 통증까지 찾아왔다.


그러다 결국 집 근처 내과를 찾아가 진찰을 받고
의사에게 위 내시경을 예약하라는 말을 들었다.


자영업자라 주기적인 건강검진도

잊고 지낸 지 오래였다.


그날로 내시경을 예약하고,
며칠 뒤 검사 후,

사진에서 본 식도는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위벽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진단명은 '위궤양과 식도염'

의사는 생활 습관을 바꾸라고 했다.
술, 담배, 인스턴트,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먹지 말고 늦은 식사와 스트레스를 피하며

적당한 운동과 휴식을 취하라는 조언을 했다.


현대인에게 지키기 참 어려운 이야기였다.


말씀하시는 의사 선생님은

과연 그런 삶을 살고 있는지…


약국에서 받은 두툼한 약봉지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2주, 한 달, 그리고 두 달 후 재검.
다행히 피나던 위벽은 상처가 남기는 했지만

거의 아물어 있었다.


하지만
‘완치’라는 단어는
그다지 나와 가까운 말은 아니었다.


가벼운 속 쓰림은
늘 일상처럼 함께였고,
병원 갈 정도는 아니더라도
속은 여전히 불편했다.


몸이 아프면, 마음부터 서글퍼진다.

이룬 것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
몸까지 아프니,
마치 나이만 먹은 것 같았다.


우울한 마음을 달래려
오랜만에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봤다.
그런데 녀석들도 참...
약속이라도 한 듯,
하나같이 어딘가 아프다는 거다.


관절염, 공황장애, 편두통, 메니에르, 치통까지...

그래 다들 아프다.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그래, 이제는 아플 나이구나.'


그 사실을 깨닫게 되니
오히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세상의 모든 짐을
혼자 다 짊어진 것 같을 때가 있다.

그럴 땐
한 걸음 멈춰서
주위를 둘러보자.


모두가,

내가 들고 있는 그만큼

혹은 그 이상의 짐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그러니 "오늘도, 살아보자! “

keyword
이전 01화프롤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