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에세이
사람과 사랑이라는 말이 닮은 것처럼
사람이 사랑을 조금은 닮을 수 있지 않을까
사람에게 사랑 한구석쯤은 있지 않을까
믿어 보기로 했다
사람은 믿지 못해도
사랑은 믿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아니, 사랑이란 가까이에 있어도
너무 높고 멀어서
믿어야만 닿을 수 있을지 모른다
살면서 한 번도 사랑을 위해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만큼 애끓는 사랑도 없었고 제대로 된 사랑을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도 않았습니다. 사랑에 대한 감정은 언제나 멀었습니다.
그러다 사랑하는 능력에 한계가 없어 보이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했습니다. ‘나도 저들처럼 될 수 있을까?’ 한 사람을 향하는 사랑에는 흥미가 식었지만 인류애적인 사랑, 보다 큰 의미의 사랑에 대한 관심이 자라났습니다.
내가 원하는 사랑이라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사랑 중 가장 넓은 의미의 사랑입니다. 그것을 한참 모르고 아직은 여전히 아름답게 바라보고 있어서인지 모르나. 한 번도 사랑을 위해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으나. 어쩌면 사랑이야말로 삶의 목적과 의미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사랑으로 살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함께요.
목도하고자 하는 사랑이 나에 대한 사랑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헌신하는 사랑일 수도 있고, 타인에게 베푸는 사랑일 수도 있고, 자연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일 수도 있습니다.
사랑의 의미를 모르고, 사랑의 자세를 모르고, 사랑의 지속을 모르나, 사랑을 믿을 수는 있지 않을까요? 태어나 한 번 믿어 볼 만하지 않나요. 아무리 세상이 혼란하고 인류애를 잃게 만드는 존재들에 무너진다 해도 사랑은 남아 있지 않을까요. 많은 현인들이 남긴 사랑이 이곳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요.
‘사람’과 ‘사랑’이라는 단어는 받침 하나 다르고 닮았습니다. 두 말의 어원도 비슷하다는 설이 있고 ‘삶’까지 합치면 한날한시에 태어난 세쌍둥이 같습니다. 사람이라는 말이 사랑이라는 말을 닮은 것처럼 사람에게 사랑 한구석쯤은 있지 않을까 그렇게 믿기로 했습니다. 왠지 믿으면 이루어질 것만 같아서요. 내게도 사랑이 싹트고 있었음을 뒤늦게 알아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