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무나 Oct 02. 2022

01. 검은 가시탑

사유의 파란

젖었다가 마른 종이는 버석했다

그 위로 날카로운 펜촉이 스치자

바싹 마른 가시가 돋아났다

소금기가 섞인 버석한 터 위로

검은 가시가 겹겹이 쌓인다

그것은 침수의 이유에 대한 해명이다

끝내 삼켜 삭힌 상처 대한 변명이다

마침내 부러지는 펜촉

참고 있던 숨을 토해냈을 때

내 앞에 서 있는 가시탑

가시에 찔린 손은 온통 검은 피투성이


버석한 종이 위로 또다시 번지는 습기에

저절로 자라나는 검은 가시탑


현실을 가릴 만큼 탑이 높게 쌓이고 나서야

나는 안온한 가시에 둘러 평온하였다











매주 일요일 시 연재를 시작합니다.


시가 마음에 드시거나 SF 소설을 좋아하신다면 아래 링크에서 밀리의 서재에서 출판한 책 [Dome - 기억정렬 붕괴]도 둘러봐주세요.

돔: 아무나 - 밀리의 서재 (millie.co.kr)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