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개척자의 시선

좋은 눈

by 안종필 작가


나는 강의 초보시절 상대의 약점과 문제점부터 파악하는 날카로운 눈을 준비했었다. 빙산의 일각만 보는 작은 눈을 앞세웠다. 빙산은 95%가 물밑에 가라앉아 있다.

우리가 평소 사물을 보고 판단하는 기준은 인지되어 있는 것만 인식하는 절차를 밟는다. 편견.속단의 실수가 이로부터 시작한다.

나는 초기의 강의를 이렇게 시작한 것 같다. 가르친다는 전제에서 잘못된 점만 지적하였다. 한 가지 부족한 부분을 두세 가지 이론을 앞세워 그들의 부족을 자극 하였다.

이럴 때 마다 그들은 나의 빈틈없는 예리한 강의에 경의를 보냈다. 그럼에도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실력이 향상되지 않았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대다수 지적당하는 본인들은 스스로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없다고 자가진단을 내리곤 하였다. 강의 경력 12년차쯤 되었을 때 내 강의에 변화가 찾아왔다.

“나를 따라 오라.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신약성경 마태복음 4장 19절에 기록된 말씀이지요.

베드로와 안드레는 직업이 어부다. 고기 잡는 어부에서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는 명령문을 나는 ‘선언적 메시지’라고 이름 하였습니다.

이 선언적 메시지의 의미는 이제 고기 잡는 어부에서 ‘사람 낚는 어부로 바뀝니다’라고 세상을 향해 선포하는 약속의 메시지입니다.


예수님은 갈릴리 바닷가 청년들을 복음 전도자로 보았습니다. 사람 낚는 어부로 보았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 누구를 어떤 인물로 볼 것인가는 바라봄을 결정하는 자신의 눈이다.

갈릴리 바닷가 청년들은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3년여 동안 동고동락하는 기간 중에 몇차례 주군을 실망시켰습니다. 신의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예수 부활 승천 이후 그가 당부한 지상 명령을 그들은 지켰습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들이 순교하기 전까지 가슴에 새긴 좌우명이 있었을 것입니다.

“사람 낚는 어부가 되라” “나는 사람 낚는 어부가 될 거야”

그들은 광야의 비탈길에서 이 명령문을, 지키려고 주님을 부르면서 자랑스러워 했을 것입니다.

선언적 메시지는 눈에서 나온다. 여러분의 자녀들에게, 방향을 잃어버린 친구들에게, 미래를 불안에 하는 자신에게, 선언적 메시지를 만들어 선포해 보자.

나는 예수님으로부터 이 메시지를 배웠습니다. 수년 동안 지나쳤던 이 메시지가 어느 날 벼락같은 말씀이 되어 저를 때렸습니다.

좋은 점들만 보이더군요. 강의실이 활력으로, 생기로, 넘치더군요. 감탄이 가득했어요.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 하였습니다.

그 이후 나는 강의 첫 시간에 학습자들에게 당부한 말이 있습니다. “좋은 점만 보고 좋은 말만 하자” 이 메시지는 종강할 때까지 자주 강조 하는 외침 입니다. 수업 5주째 부터는 개인별 스피치 실습시간을 갖습니다. 한 사람의 발표가 끝나면 5명의 평가자들이 평가하는 수업방식이다.

평가 후에는 그 평가서를 발표자에게 준다. 떨리고 긴장되는 시간이다.

평가의 방식은 좋은 점만 기록하여 발표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약점을 지적해서는 안 된다. 강점을 찾아 발표자에게 알려주는 학습 방식이지요.

쉬운 방식이라고요? 그럴까요?

가정에서, 직장에서 좋은 점만 찾아내어 말하는 것, 쉽다고요? 물론 습관 되면 쉽습니다. ‘좋은 점만 보고 좋은 말만 하자’고 부탁을 해도 어쩌다 약점을 지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잘못을 지적해야 고쳐진다는 것이지요. 동시에 나의 강의 방식에도 의아해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1클래스 20명 구성원들을 보면 이렇습니다.


⦁ 연령: 40-72세
⦁ 직분: 담임목사
⦁ 학력: 석.박사
⦁ 목회경력: 평균20년


20명 학습자들의 전문성을 보더라도 교수인 나보다 부족함이 전혀 없습니다. 다만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의 이론과 실제를 체계적으로 학습하기 위해 1년 과정에 입학한 것입니다.

그런데 교수의 교육방법은, 약점은 지적하지 않고 좋은 점만 말하고 있으니 처음 얼마동안은 답답하셨다고 합니다.

수업시간외 휴식시간, 식사시간, 어떠한 경우라도 좋은 점만 보고 좋은 말만 하자는 것이 강의의 핵심이었지요. 대통령의 약점도 말하지 말고 세상의 현상도 흉보지 말라고 부탁했지요. 강의하는 저에게까지도 좋은 말만 하라고 했어요.

독자 여러분께서도 ‘별난 강의자다, 독선적이다’ 라고 혹평하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보통 일반대학원 석.박사 수업에서는 발표 후 문제 제기나 비평은 물론이고 독설적 비판까지도 허용하며, 논쟁의 난타전이 벌어진다. 심지어 비판적 질문을 하지 않는 질문자에게는 패널티까지 주어지는 수업시간도 있다. 저 또한 이런 수업을 수강한 적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나의 수업시간에는 절대적으로 비판, 부정적 평가는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질문하나 드릴까요?


⦁ 자신의 강점을 잘 알고 있는지요?
⦁ 직장의 팀원들에 대하여서는 그들의 강점을 세밀하게 찾아 본적은 있는지요?
⦁ 배우자와 자녀들의 특장을 발견한 적은 있는지요?


나와 함께 공부하던 목사님들 또한 자신의 강점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평가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강점에 놀라고 기뻐들 하셨지요. 자신에 대한 새로운 발견은 자신감과 용기, 그리고 능력으로 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되었습니다.

10주쯤 지나면서 서로들 격려.존중하면서 좋아들 하십니다. 그동안 부족한 약점과 문제점들은 스스로 강점들 속에 녹아 없어진 것이다. 동시에 자신감의 충만으로 시야가 넓어지면서 스스로의 약점을 보완해가는 자생력이 길러졌다.

이십여 년 전 일입니다. 정치 연설을 하고 내려온 후보에게 “오늘 연설은 실패하였습니다." 하면서 "내용도 품격도 3류 정치인입니다." 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다음부터는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지적을 하며 가르쳐 주었다. 그 후보의 표정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런 태도를 보이는 그의 인격을 못마땅하게 여겼지요. 왜냐하면 나의 평가와 지적은 틀 린 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후에 들려오는 반응은 “안교수가 있으면 연설이 안 된다” 는 것이었습니다.

수년이 지난 뒤에야 저의 지적하는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의심은 부정을 낳고, 부정은 회피와 도망의 길을 걷게 합니다.

약점을 강점으로 돌리게 하는 과정은 동기를 부여하는 힘에서 나온다.

그 힘은 눈과 혀에서 나온다는 것을 스피치학 강의 20년이 지난 뒤에야 깨닫게 되었지요.

‘말의 능력은 개인의 인격뿐 아니라 타인의 약점을 강점으로 돌리게 하는 회복의 메시지입니다.’

눈은 생각을 이동시키고 감동을 이동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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