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대와의 동거
"엄마는 언제까지 살 거야?"
딸아이가 내 얼굴을 빤히 보며 묻는다.
"음, 엄마는 우리 서안이 대학 가고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그 아이가 앞가름 할 때 즈음 그 즈음 까지는 살고 싶네"
"그럼 그때 되면 죽을 거야?"
"그때까지 곁에 보고 살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은데!?"
"내가 300살에 결혼하고 500살에 아기 낳으면 그때까지 살 거야?"
"그래야겠네"
제법 진지한 얼굴로 묻는 딸아이의 얼굴에 이미 넘어간 머리카락을 계속해서 쓸어주고는 웃으며 답했다.
"엄마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둘째가 후다닥 뛰어와 곁에 앉아 듣고는 말한다.
내가 오래오래 살도록 바라는 지금의 어린 내 아이들
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나는
엄마가 오래오래 살길 바랬던, 엄마가 세상이었던
계절을 돌아볼 새 없이 엄마만 보며 달려가던 그때의 나를 같이 바라본다.
그리고 다시 나,
지금의 계절속에 나를 마주한다.
그렇게 다시 나,
아직 그들의 세상의 제일 큰 나무가 엄마나무일 적 해주는 이 소망들로
어릴 적 나의 나무를 잠시 더듬어 본다.
한참을 바라볼 새 없이 잠시 더듬어 본다.
막연하게 내가 오래오래 살기만을 바라는 지금의 내 아이들
이 아이들이 그들의 세상으로 들어가
발자국을 멀찍이 딛게 되는 그날이 와도
그들의 나무들이 엄마나무를 가릴 만큼 훌쩍 크는 날이 와도
오늘의 이 가까운 얼굴을 가슴속에 찍어내어 기억 속 이 아이의 이마를 쓸어주리라.
그랬으면 좋겠으리라.
그때까지 엄마는 딱 그만큼만 너희를 지켜주면 좋겠으리라.
그 누구의 시간 속에 내가 그저 오래만 살기를 바라 주는 이 있을까.
그들의 시간 속에 그저 이런 때가 있음에 감사하리라.